농촌 등서 9개월간 업무-봉사
‘청정지역 프로젝트 시즌1’ 마무리
참가자 절반 “지역에서 기회 모색”
지역 기업도 구인난 해소 등 효과

‘청정지역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청년들은 지역 창업가 등과의 멘토링 기회도 갖는다. 사진은 10월 경북 안동에서 청년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멘토링 현장. 서울시 제공
서울에 사는 청년들이 9개월간 농촌지역 등에 머무르며 지역 기업에서 일하고 사회공헌활동도 벌이는 ‘청정(靑停)지역 프로젝트 시즌1’이 이달 말로 마무리된다. 서울시는 이 프로젝트에 만 19∼39세 청년 134명과 강원, 충청전라,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의 4개 권역 기업 81곳과 지역 사회공헌기관 52곳이 참여했다고 30일 밝혔다.
참여 청년들은 올 초 신청을 받아 면접 등을 거쳐 선발됐다. 지역에 내려간 청년들은 주 4일 근무하고 주 1일은 지역에서 사회공헌활동을 벌였다. 이들은 월 최소 220만 원(세전)을 받고 기업별로 별도의 복리후생도 제공 받았다.
지난달 말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활동에 만족한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프로젝트에 참가한 청년의 47.4%는 지역 취업이나 창업을 하거나 현재 활동하는 기업 근무 기간을 연장하는 등 지역에서 기회를 모색하겠다고 답했다. 수도권으로 돌아가 취업이나 창업, 학업 등을 검토하겠다는 의견은 20.5%였다.
박은정 씨(37·여)는 시범사업을 진행했던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그는 상주다움협동조합에서 일하며 독립서점을 열기도 했다. 100일간 한시적으로 운영하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책을 팔고 지역민과 글쓰기 모임도 꾸렸다. 박 씨는 “지역은 내 안의 가능성을 실현해준 곳”이라며 “이곳에서 지내며 서점을 열면서 정착하고 싶다는 마음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강원 속초의 영상제작업체에서 근무한 안소영 씨(28·여)도 회사와 근무 기간을 연장하고 지역에 더 머무르기로 결정했다.
구인난을 겪는 지역 기업들의 만족도도 높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데 도움이 됐다는 응답이 86.5%였다. 인건비 감소나 우수 인재 채용, 조직 업무 효율성 증대 등의 효과를 얻었다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그 결과 참가자 134명 중 15명이 정규직으로 전환됐고, 54명은 머무르는 기간을 연장했다.
시는 경제적 효과 외에도 참가 청년들의 인식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프로젝트 참여를 통해 다른 이들과의 협업 능력이 상승하고 농촌 등 지역 문제에 관한 이해도가 높아진 것이다. 서울시가 펼치는 청년 관련 정책의 지지도도 상승했다.
내년에는 1월에 사업에 참가할 기업을 모집하고, 3월에는 청년을 선발한다. 만 19∼39세 서울 거주 청년 150명을 모집할 예정이다. 김의승 서울시 경제정책실장은 “인센티브 지원 등의 제도 개선을 통해 내년에는 30명 이상의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는 등 청정지역 프로젝트가 청년에게 새로운 기회로 자리 잡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