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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5만 3278건’ 이름없는 코로나 전사들의 땀과 눈물

입력 | 2020-12-31 03:00:00

[동아일보 선정 올해의 인물]




얼어붙은 페이스 실드, 핫팩으로 버티는 의료진 30일 서울 용산역 잔디광장에 설치된 임시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손난로를 이용해 입김으로 얼어붙은 보호구(페이스 실드)를 녹이고 있다. 이날 서울 최저기온은 영하 12도까지 떨어졌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 간호사 강민은 씨(27·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병동에서 일한다. 벌써 9개월째다. 오랜 방호복 착용으로 피부에 난 두드러기가 사라지지 않는다. 몸보다 더 힘든 건 마음이다. 강 씨는 “임종을 앞둔 중환자조차 가족 면회가 어려워 사진과 영상을 대신 전할 때면 너무 가슴이 아프다”며 “내년에는 더 이상 이런 비극이 없도록 코로나19가 하루빨리 종식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올해 2월 대구경북 중심의 1차 유행 당시 “존경하는 의사 선생님들, 지금 바로 선별진료소로, 대구의료원으로, 격리 병원으로 와 주십시오”라는 호소문으로 전국 의료진의 대구행을 이끈 이성구 대구시의사회장. 그는 현재 선별진료소에서 검체 채취를 맡는 등 여전히 코로나19 최전선에 있다. 이 회장은 “1차 유행 때 아무 대가도 바라지 않고 달려와 준 의료진을 생각하면 아직도 기적 같다”며 “이번 3차 유행도 힘을 모아 잘 이겨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처럼 많은 영웅이 올 한 해 방역·의료·검역 현장을 지켰다. 이들 덕분에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3차 유행이 이어지는 지금도 이들은 바이러스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 말 그대로 진정한 ‘코로나 전사’들이다.



코로나 최전선서 365일 내내 ‘전력질주’

동아일보 올해의 인물 ‘코로나 전사들’
“가장 힘든 건 저소득-취약계층… 약자 위해서 방역수칙 준수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1년, 지금도 방역과 의료, 검역 현장의 ‘코로나 전사’들은 쉬지 못하고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다.

강의성 서울시 역학조사실장은 감염병 위기경보가 ‘심각’ 단계로 상향된 2월 이후 제대로 쉬어본 날이 없다. 그는 “모든 직원이 오전 7, 8시에 출근해 밤 12시, 심지어 그 다음 날 오후에 퇴근하는 일상을 반복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은 선별진료소 검체 채취뿐 아니라 역학조사, 환자 병상 관리, 자가 격리자 감시까지 담당한다. 강 실장은 “가장 힘든 건 저소득층과 고령층, 병원 환자와 같은 취약계층”이라며 “사회적 약자를 위해서라도 모두가 방역수칙을 잘 지켜 확진자 수를 줄였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인천국제공항 검역팀은 하루 평균 수천 명의 입국자를 확인하며 바이러스의 유입을 막는 검역의 ‘최전선’에 있다. 김진숙 국립인천공항검역소 검역2과장(54·여)도 2018년부터 3년째 한국의 관문을 지키고 있다. 그는 “확진자 한두 명을 찾아내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공항에서 의심환자와 확진자를 걸러내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라며 “한 사람의 노력이 아니라 수많은 검역관과 역학조사관, 의료진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과장을 비롯한 인천공항 검역팀 직원들은 올 1월 19일 중국에서 들어온 국내 첫 확진자를 찾아냈다.


“10km를 100m 달리기로 전력 질주한 것 같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코로나19 대응 6개월을 맞은 7월 20일 브리핑에서 이렇게 말했다. 다시 6개월이 지난 지금도 정 청장의 ‘전력 질주’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 1년간 그가 쉰 날은 채 열흘이 되지 않는다. 정 청장은 총 150회 가까운 브리핑을 주재하며 국민들에게 방역 상황을 가감 없이 전달했다.


작은 힘을 보탠 시민들도 같은 바람을 전했다. 대구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허영철 씨(51)는 1차 유행 때 의료진을 위해 숙소를 개방했고, 총 546박을 무료로 제공했다. 허 씨는 “방역이 성공해 대구를 비롯한 전국 곳곳에 많은 사람들이 여행하는 날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이미지 image@donga.com·이지운 기자·김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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