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성산일출봉 인근 해변에 해맞이객들이 몰려 있다. 2020.1.1/뉴스1 © News1
“해 다 떴습니다. 이제 나가주세요.”
신축년(辛丑年) 새해 첫날인 1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성산일출봉 인근 해변은 일출을 보려는 해맞이객들로 붐볐다.
불과 수백미터 떨어져 있는 제주의 대표 일출 명소 성산일출봉이 지난 24일 일찌감치 폐쇄되자 일출을 볼 수 있는 인근 해변으로 해맞이객들이 몰린 것이다.
인근 숙소에서 바로 빠져나온 듯 잠옷을 입고 해가 떠오르길 기다리는 관광객들도 쉽게 눈에 띄었다.
이처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성산일출봉과 광치기해변을 통제한 제주도 조치가 무색하게 도민과 관광객들은 ‘빈틈’을 찾아 새해를 맞았다.
해맞이객들은 거리두기도 잊은 채 다닥다닥 붙어 새해 소원을 빌었고, 기념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었다.
해가 많은 구름 사이에 가려 보이지 않자 “아쉽다”는 말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오기도 했다.
성산읍 관계자들은 이미 해가 다 떴는데도 해맞이객들이 자리를 뜨지 않자 직접 나서 나가달라는 말을 반복했다.
성산읍 관계자는 “강제로 쫓아낼 수도 없고 완벽히 통제하기엔 무리가 있다”며 “밤새 성산읍 공무원들이 현장에 나가 거리두기 여부나 출입통제 여부를 점검했다”고 말했다.
앞서 제주도는 한라산, 성산일출봉과 도내 총 34개 오름 등 제주도 곳곳의 일출명소에 해맞이객들이 몰릴 것으로 보고 임시폐쇄했다.
다만 코로나19 영향으로 예년보다 적은 관광객이 제주를 찾아 성산의 주요 호텔들의 예약률은 덩달아 주저앉았다.
이맘때 항상 예약이 가득 찼던 특급호텔 역시 예약률은 30~40%로 떨어진 상태다.
방역당국을 긴장시킨 새해 해돋이는 끝났지만 3일까지는 제주에 오더라도 갈 수 있는 관광지는 손에 꼽는다.
제주도가 오는 3일까지 도내 공영관광지 60개소와 비지정 관광명소 15곳에 대해 임시 폐쇄조치를 내렸기 때문이다.
제주도가 관리하는 공영관광지 중 한라산국립공원, 만장굴, 비자림, 제주해녀박물관, 교래자연휴양림, 한라생태숲 등 28곳이 내년 1월3일까지 폐쇄된다.
또 제주시가 관리하는 관광지 중에는 별빛누리공원, 사려니숲길, 절물자연휴양림, 우도.추자해양도립공원 등 8개소가 폐쇄대상에 포함됐다.
서귀포시에서는 섭지코지, 마라도·서귀포.성산일출해양도립공원, 송악산, 천지연폭포, 전체연폭포, 정방폭포, 주상절리대, 서귀포자연휴양림 등 24곳이 문을 닫는다.
(서귀포=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