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2021년 1월 1일 신축년 새해 첫날 서울 현충원에서 참배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1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직 대통령 사면을 건의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민주당 강성 지지층에선 강한 반발이 쏟아졌다. 하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찬반이 엇갈렸다.
이날 민주당 당원 게시판에는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에 반대하는 글이 이어졌다. 일부 당원들은 “사면을 건의할 거면 탈당하고 하라”, “당원들의 의사를 묻지 않고 중대한 결정을 마음대로 하라고 대표로 선출한 것이 아니다”라며 이 대표의 사임과 탈당을 요구했다. “사면권은 대통령 권한인데 대통령과 상의도 없이 먼저 꺼낸 것은 잘못”이라거나 “촛불을 들었던 시민의 뜻과 정반대”라는 비판도 나왔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반대 청원’이라는 제목의 청원도 올라왔다. 당 지도부의 한 의원은 “지지자들의 항의 문자 메시지가 쏟아지고 있다”고 했다.
반면 김대중 정부에서 대통령1부속실장을 지낸 민주당 김한정 의원은 찬성 입장을 밝혔다. 김 의원은 페이스북에 “김대중 전 대통령 생각이 났다”며 “잘한 판단이라고 생각한다”고 썼다. 이어 “김 전 대통령은 당선되자마자 자신에게 내란음모 굴레를 씌워 사형에 처하려한 전두환 전 대통령 사면을 김영삼 대통령에게 요청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통합은 정치의 임무”라며 “(사면이) 국민통합에 긍정적 계기로 작용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연정 제안도 지지층이 반대해 실패했지만 이후 다들 ‘그 때 대연정을 했어야 한다’고 한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 선고가 얼마 남지 않은 만큼 누군가는 욕먹는 걸 감수하고 사면 이야기를 해줘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