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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강 한국 女골프, 올 1위 싸움 더 치열해진다

입력 | 2021-01-02 03:00:00

상반기 성적으로 올림픽 출전… 15위권 7명중 4명 나갈수 있어
올 LPGA 34개 대회 개최 준비… 코로나로 위축된 규모 되살려




세계 최강이라는 평가를 듣는 한국 여자골프는 2021년 새해에도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 1일 현재 여자 골프 세계랭킹 1∼3위에 차례로 이름을 올린 고진영, 김세영, 박인비(왼쪽부터). 동아일보DB

한국 여자 골프 선수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여전히 세계 최강이었다. 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는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33개였던 대회가 18개로 크게 줄었다. 한국과 미국을 오가는 것조차 쉽지 않아 출전을 포기하는 일도 많았다. 그런 상황에서도 한국 선수들은 7승을 거두며 미국(6승)을 제치고 6년 연속 최다승 국가 자리를 지켰다. 특히 4개 메이저대회에서 3승을 휩쓸었다.

LPGA투어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시즌을 치르며 경험을 쌓았다. 마이크 완 LPGA 커미셔너는 “우리는 대회가 안전하게 치러질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무관중으로 갤러리는 없었지만) 전년 대비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접속량은 40%, TV 시청률은 30% 이상 증가했다. 앞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노하우를 바탕으로 LPGA는 올해 2개의 신설 이벤트를 포함해 총 34개 대회를 치르기로 했다. 전체 상금은 7645만 달러(약 830억 원)에 달한다. 규모를 되찾은 새해 LPGA에서도 한국 선수들의 활약은 계속될 것이다.

○ 도쿄 올림픽 티켓의 주인공은
한국 여자 골프 선수들에게 올해는 좀 더 특별하다. 지난해 치르지 못했던 도쿄 올림픽이 7월 23일 개막하기 때문이다. 누가 태극마크를 달 것인지는 이번 시즌 상반기 여자 골프 국내 팬들의 최고 관심사다.

앞서 116년 만에 골프가 올림픽 종목으로 부활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서는 박인비(33·KB금융그룹)가 금메달의 영광을 안았다. 당시 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박세리 감독은 이번에도 대표팀을 이끈다.

도쿄 올림픽 여자 골프에는 총 60명이 출전한다. 6월 27일 끝나는 KPMG 위민스 PGA챔피언십 결과까지 세계랭킹에 반영해 이를 기준으로 출전 티켓을 얻는다. 한 국가에서 2명까지 출전할 수 있지만 세계랭킹 15위 이내 선수들은 국가당 최대 4명까지 나갈 수 있다. 현재 세계랭킹 1∼3위인 고진영(26) 김세영(28) 박인비(33)를 비롯해 15위 안에만 총 7명의 국내 선수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9위 김효주(4.90점)와 14위 유소연(3.84점)의 평균점수는 약 1점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남은 대회에서 순위는 얼마든지 요동칠 수 있다. 세계랭킹은 2년 동안 각종 대회에서 얻은 포인트를 대회 수로 나눠 얻은 평균점수로 산정한다. LPGA투어 대회의 경우 적게는 수십 점에서 많게는 100점이 걸려 있다.

올림픽 여자 골프는 남자 골프에 이어 8월 4∼7일 도쿄 인근 가스미가세키 골프장에서 진행된다. 1929년 개장한 유서 깊은 코스. 박세리 감독은 “골프장 관리는 잘돼 있지만 그린이 까다롭다. 쇼트게임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표팀은 대회 7∼10일 전 소집될 것으로 보인다.

○ 세계 1위 고진영 vs 2위 김세영

새 시즌에도 여자 골프 세계랭킹 1위 고진영과 2위 김세영의 자존심 대결은 화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2월 미국 ‘골프채널’은 새해 가장 기대되는 대결로 두 선수의 경쟁을 꼽았다.

세계 5위로 지난 시즌을 시작했던 김세영은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 개인 첫 메이저 타이틀을 거머쥐는 등 2승을 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생애 첫 ‘올해의 선수상’도 받았다. 고진영도 세계 1위다운 저력을 뽐냈다. 투어 4개 대회만 출전했던 고진영은 시즌 최종전인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2년 연속 상금왕에 올랐다. 고진영은 2019년 7월 1위 자리를 탈환한 이후 1년 반 가까이 최정상 자리를 지키고 있다.

매년 LPGA투어를 앞두고 미국 전지훈련을 해오던 것과 달리 올해에는 코로나19 사태로 대부분의 선수가 국내에서 구슬땀을 흘릴 예정이다. 지난해 말 귀국한 고진영도 이번 달 시즌 개막전인 다이아몬드 리조트 챔피언스 토너먼트에는 출전하지 않을 계획이다.

새 얼굴의 활약도 관심사다. 2015∼2019시즌에 이어 6시즌 연속 국내 선수가 신인상을 들어올릴지 주목된다. 2020시즌은 코로나19로 대회 수가 줄면서 신인상 수상자를 선정하지 않았다. 최근 LPGA투어 진출을 선언한 2020 US오픈 우승자 김아림(26)이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