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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수당 못받는 선별진료소 근무 공무직에 사비 나눠준 팀장

입력 | 2021-01-03 19:38:00

선별진료소 근무자 2021.1.3 © News1


코로나19 선별진료소 현장에 연일 투입되면서도 공무직이라는 이유로 위험수당을 못받는 직원들을 위해 한 보건소 팀장이 자신의 위험수당을 나눠줬다.

검진과 역학조사 격무로 힘든 한편 역차별을 당하는 직원들을 안타까워한 A팀장의 배려에 코로나19 현장 근무 의료진들의 사기가 진작되고 있다.

수도권의 한 지자체 보건소 치매안심센터 A팀장은 지난 연말 20여명 팀원의 책상 위에 ‘그대들의 노고 덕분에 코로나19과 맞서고 있습니다’는 응원메시지와 함께 3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올려뒀다.

간호사인 A팀장은 한해 동안 자신이 선별진료소 역학조사 업무에 투입돼 받은 위험수당 등 사비를 보태 직원들에게 나눠줬다고 한다.

선별진료소 진단검사에 투입된 간호사, 사회복지사, 작업치료사 등의 인력 중 공무직들은 위험수당을 받지 못한다. 선별진료소 업무에는 ‘간호사’라서 동원되지만, 위험수당은 ‘공무직’이라서 받지 못하는 역차별을 당한다.

하루 선별진료소 근무 때 방호복을 입고 적게는 수십회, 많게는 수백회의 진단검사를 하지만 공무직이라서 위험수당을 못 받는 기막힌 현실이다.

공무직들은 ‘동일노동 동일임금(위험수당 등)’을 받지 못하고 밀려드는 검진자와 확진자를 만나야 하는 상황이다.

공교롭게도 각 지자체별 치매안심센터에 간호사들이 가장 많이 근무하기 때문에 본연의 업무 외에 ‘방역근무’에 항상 차출된다. 그리고 다시 업무복귀해 ‘병약한 노인들’을 상대로 치매업무를 해야 한다.

더구나 치매돌봄 업무는 문재인 정부의 중요 정책인 ‘치매국가책임제’ 시행으로 코로나19 와중에도 각 지자체별 경쟁과 평가로 이중고다.

코로나19 확산과 연장근무로 치매안심센터는 나라의 중대한 과제 2가지를 떠안은 처지다.

방역업무 과다로 개인들의 일상과 생활은 이중고를 겪고 있음에도 마땅히 하소연한 곳도 없다.

이를 안타까워한 A팀장은 직원들에 대한 고마움과 안쓰러운 마음을 담아 일반 공무원들과 공무직 팀원 전원에게 상품권 등을 나눠줬다고 한다. ‘나라님’도 못해준 대우를 A팀장이 대신 해준 셈이다. A팀장은 평소 과묵한 한편 직원들의 권익신장을 위해 때론 방패막이 역할을 해주는 리더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팀원은 “선별진료소 현장에서 때론 ‘왜 아프게 검사하느냐’며 악을 쓰고 욕설하는 민원인들을 달래고 한파 속에 화장실도 못가면서 악전고투하지만 이를 알아주고 배려해주는 A팀장이 있어 다시 힘을 내게 된다”면서 “A팀장도 1회 근무에 7000원대 위험수당을 받는 형편인데, 팀원들을 위해 배려해줬다. 우리에게는 단순히 3만원 상품권이 아니다”고 말했다.

다수의 선별진료소 근무자들은 “선별진료소 현장은 전시상황이나 마찬가지다. K-방역의 성과 이면에서 눈물 흘리는 의료진들의 처우를 개선해줘야 한다”면서 “새해에는 정부가 각 지자체별 역학조사관과 간호인력 증원, 코로나19 전담 의료기관 설치 등에 더 힘써달라”고 말했다.

(경기=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