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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황에 식구 늘어나는 게임사들… “넓은 새 집으로 이사가요”

입력 | 2021-01-04 03:00:00

엔씨, 성남 ‘엔씨 타운’ 구축 나서
넷마블, 1분기 구로로 본사 옮겨
펄어비스, 과천에 새 사옥 건립 중
“사세 커지고 직원수 계속 늘어… 업무 효율성 위해 신사옥 필수”




넷마블이 3월까지 입주할 예정인 서울 구로구 신사옥 ‘G밸리 지스퀘어’ 조감도. 넷마블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에서도 호황을 누리고 있는 국내 게임사들이 속속 신사옥 건립에 나서고 있다. 게임산업 성장으로 사세가 커지고 직원 수가 늘어나자 업무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사옥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최근 사옥을 추가로 짓기 위해 지난해 12월 30일 경기 성남시 삼평동 일대 2만5719.9m² 부지를 매입했다. 가격은 8399억 원. 애초 이 땅은 성남시가 판교구청을 지으려 조성한 땅이었지만, 판교구 설립이 어려워지면서 민간에 매각을 추진했다. 현재는 주차장으로 사용 중이다.

엔씨소프트 임직원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4115명으로 현재 본사로 쓰는 판교R&D센터 수용인원(3000명)을 초과한다. 엔씨소프트는 본사 외 건물에 흩어져 있는 직원들을 신사옥으로 모을 것으로 알려졌다. 엔씨소프트컨소시엄은 1조8712억 원을 들여 2026년까지 지상 14층, 지하 9층 규모의 ‘글로벌혁신R&D센터’(가칭)를 세워 이 부지와 마주보고 있는 판교R&D센터와 함께 판교에 ‘엔씨 타운’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넷마블은 올해 1분기(1∼3월) 중 서울 구로구에 지상 39층∼지하 1층 전체면적 18만 m² 규모의 신사옥 ‘G밸리 지스퀘어’로 본사를 옮긴다. 넷마블뿐 아니라 계열사인 코웨이, 기타 정보기술(IT) 기업과 디지털 콘텐츠를 제작하는 회사들도 함께 들어간다. 넷마블은 경기 과천시 과천지식정보타운에도 지하 6층, 지상 15층 건물을 짓고 있다. 2023년 2월 완공될 이 건물에는 인공지능(AI) 기반 연구, 빅데이터 분석 및 인프라 개발 등을 위한 R&D센터가 들어선다.

중견게임사인 펄어비스도 과천지식정보타운에 지상 15층∼지하 5층 규모의 신사옥을 짓고 있다. 2017년 325명이던 직원이 지난해 9월 말 기준 761명에 이를 정도로 성장하자 사옥 확보에 나섰다. 2022년 상반기(1∼6월) 준공 예정으로 펄어비스는 본사 이전을 통해 현재 경기 안양시 일대 건물 3곳에 흩어진 직원들을 신사옥으로 모을 방침이다.

코로나19로 매출이 줄어 어쩔 수 없이 본사 건물을 내놓는 경우가 많은 여타 업종과 달리 게임사들은 오히려 비대면 생활 확산에 따른 매출 증가로 호황을 맞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지난해 국내 게임산업 매출액은 15조5750억 원이며, 올해는 17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사상 처음으로 연간 매출 2조 원 돌파가 유력하며 넥슨도 연 매출 3조 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 게임사 전체 시가총액이 조만간 100조 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게임산업이 성장하면서 종사자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콘진원에 따르면 한때 중국 게임사에 밀려 줄어들던 국내 게임산업 종사자는 2016년부터 다시 증가세를 보이며 지난해 3만9390명으로 집계됐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 이용자가 늘어나고 있고 해외 진출도 활발히 이루어지면서 게임사들은 올해도 채용에 적극 나서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게임사들은 업무 효율성을 위해서라도 직원들이 근무할 사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재택근무가 보편화됐다고 하지만 신작 게임에 대한 보안 취약, 잦은 아이디어 회의, 개발자용 고성능 컴퓨터 반출 등의 문제가 있어 게임사 핵심 인력은 사옥에 집중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