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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액주주 200만”… 삼성전자 ‘국민주’로 뜨나

입력 | 2021-01-04 03:00:00

[커버스토리]
동학개미 “우량주 사자” 몰려들어, 9월말 175만명… “현재 200만” 분석
개인지분 작년말 6.5% 달해… 7.1%인 기관과 0.6%P 차이로 좁혀
“당분간 반도체 실적개선” 전망속… 주가 10만원 돌파 가능성엔 신중




지난해 처음 주식 투자를 시작한 직장인 강모 씨(28)는 월급의 일정 비율을 투자해 삼성전자 주식을 꾸준히 사고 있는 ‘개미 투자자’다. 지난해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속에 삼성전자의 주가가 폭락했을 때도 주식을 사들였다. 지난해 12월 삼성전자 주가가 8만 원을 넘어서면서 강 씨의 수익률은 40%를 넘었다.

한국 증시의 대장주인 삼성전자에 투자하는 강 씨 같은 개인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삼성전자 개인투자자 비중이 기관투자가에 육박하고 있다. 삼성전자 소액주주 수도 200만 명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8만전자’된 삼전, 소액주주 200만 시대로

3일 삼성전자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삼성전자 전체 주식 가운데 개인 지분은 6.5%로 2019년 말(3.6%)보다 2.9%포인트 늘었다. 2019년 말 56만 명대이던 지분 1% 미만 개인주주 수는 지난해 3월 말 136만 명, 9월 말 175만 명대로 늘어났다. 지난해 4∼9월 소액주주 1명당 평균 구매 수량(35주)을 고려해 추산하면 삼성전자의 소액주주 수는 현재 200만 명에 이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 개인 비중이 큰 폭으로 늘면서 2019년 8.7%였던 기관 지분(국민연금 제외)은 지난해 말 7.1%로 줄어들었다. 외국인 비중도 54.5%로 1.4%포인트 감소했다.

삼성전자의 ‘개미 주주’ 증가는 지난해 국내 증시의 반등과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투자 열풍이 맞물리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가 한국 증시 대장주에서 ‘국민주’로 변신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도 있다. 향후 삼성전자 주주총회나 배당 결정 등에서 개인투자자들의 입김이 더 강해질 수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동학개미’ 투자 패턴이 우량주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흐름을 보인 점은 투자 문화가 성숙해지고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면서도 “개인투자자들이 기관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단기투자 모습을 보였던 만큼 하락장에서는 변동성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 실적 전망 소폭 하향… 주가 전망은 여전히 맑음

비교적 최근 투자를 시작한 개인의 경우 하락장을 경험하지 않은 만큼 단기 변동성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작년 마지막 거래일에 주당 8만1000원에 거래가 끝났다. 사상 처음으로 ‘8만전자’(8만 원+삼성전자) 시대가 열리면서 향후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치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금융정보기업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삼성전자의 2020년 4분기(10∼12월) 영업이익에 대한 증권사 전망치는 9조7440억 원으로 집계됐다. 1개월 전(10조1611억 원)에 비해 4%가량 감소한 규모다. 3분기(7∼9월) 2년 만에 최대 실적을 냈지만 이후 달러화 약세와 코로나19 재확산 등의 영향으로 이익이 다소 둔화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올해 실적과 반도체 업황에 대해선 긍정적인 전망이 여전히 많지만 삼성전자 주가 10만 원 돌파 가능성에 대해선 신중한 모습이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메모리와 비메모리의 동반 개선에 힘입어 반도체가 실적 개선을 주도할 것”이라며 “특히 메모리 반도체는 2022년 상반기까지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가에서 3일 기준 증권사 25곳의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주가 평균치는 8만5728원으로 집계됐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