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새해특집 [재계 세대교체, 디지털 총수 시대]삼성바이오 글로벌제약사 출신 수장 LG-한화, 여성 임원-CEO 선임 기존 사업은 ‘보수적 인사’ 안정 유지
재계 관계자는 “기업 구성원의 절반 이상이 1980년대생 이후 밀레니얼 세대로 채워졌다. 여기에 최고경영진도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임원 인사도 파격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을 책임지는 무선사업부장에 ‘최연소’ 사장인 노태문 사장(53)을 승진 선임해 화제를 모았다. 2021년 인사에서는 글로벌 제약사에서 영입한 존림 사장(60)을 삼성바이오로직스 수장으로 선임하며 주요 계열사의 외부 영입 최고경영자(CEO)라는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SK그룹은 올해 임원 인사에서 1974년생인 추형욱 SK㈜ 투자1센터장(47)을 SK E&S 공동 대표이사(사장)로 선임했다. 추 대표는 임원이 된 지 3년 만에 연매출 6조5000억 원 기업을 이끌게 됐다.
주요 대기업의 한 고위 임원은 “학연이나 지연, 온정주의 등 과거 인사의 문법들은 대부분 사라지고 성과와 능력 중심의 냉정한 인사가 이어지고 있다”며 “1970년대생 중심의 젊은 리더들이 점차 자신의 경영 색깔을 드러내기 시작하고 있고, 특히 인사를 통해 그 의지가 반영되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신사업에 인사 혁신 사례가 쏟아지는 데 비해 성과를 내왔던 기존 사업의 경우 급진적인 변화보다는 보수적 인사를 통해 안정을 유지하고 있다. 본보가 CEO스코어와 함께 2017∼2021년 재계 30대 그룹의 임원 승진 인사 발표를 분석한 결과 2017년 59명이었던 사장급 승진 인사 규모는 2019년 47명, 2020년 36명, 2021년 28명으로 감소했다. 또 평균 연령은 57.9세(2017년)에서 58.8세(2021년)로 0.9세가 늘어났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파격적인 임원 승진 인사 사례는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은 AI, 로봇 등 신(新)사업 부문에 집중되고 있다”며 “디지털 총수들은 결국 기존 사업의 수장은 ‘보수적’, 미래 사업을 챙겨야 하는 신규 임원 인사들은 ‘파격적’ 인사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동일 dong@donga.com·홍석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