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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단일화 완주? 野 2년전 악몽 되풀이?

입력 | 2021-01-04 13:34:00

나경원 "안철수, 단일화 끝까지 할 수 있을지 걱정"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정말 단일화를 끝까지 제대로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 대해 이 같이 우려를 표명했다. 

나 전 의원은 4일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를 하는 것은 너무 중요하고, 당연히 이뤄야할 과제라고 생각한다”며 “안 후보가 출마하면서 단일화를 하겠다고 말했는데 더 어려워지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 전 의원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안 대표의 지지율이 높게 나오는 것과 관련해 “이번 선거가 문재인 정권 심판 선거가 돼야 한다는 생각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나경원 전 의원이 2019년 12월 국회에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로서 동아일보와 마지막 고별 인터뷰를 하고 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2018년 서울시장 야권후보 단일화 실패
나 전 의원의 언급은 2018년 서울시장 선거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선거를 앞두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고공행진을 하고 있던 박원순 서울시장에 맞서 김문수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후보와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 사이에 단일화 논의가 진행됐지만 성사되지 못했다.

당시 두 후보 측에선 물밑 접촉이 계속됐지만 파열음이 지속됐다. 양측은 서로에게 “결국 3등 후보가 될 것”이라며 자신이 단일화 후보가 돼야 한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결국 야권 표가 분산되면서 박원순 시장은 52.79%를 얻으면서 여유 있게 3선에 성공했고,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김문수 후보가 23.34% 득표를 하는 것에 그쳐 참혹한 패배를 겪어야만 했다. 당시 안철수 후보도 19.55%에 그치면서 2011년 정치 입문 후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지난해 10월 서울에서 열린 ‘더 좋은 세상으로’(마포포럼)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오세훈 전 시장 측도 안 대표의 단일화 완주 가능성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안 대표가 2018년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추진 당시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지 않자 경선 판을 깨고 출마를 강행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도 같은 결과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다.


김종인 "당 후보 만드는 게 대표 책무"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도 국민의당 안 대표의 야권 후보 단일화 문제와 관련해 “국민의힘 대표로 있는 사람으로서 국민의힘에서 가장 당선 가능성 있는 후보를 만들어내는 게 내 책무다. 더 이상 할 말이 없다”고 일축했다. 안 대표가 국민의힘에 입당한 후 경선에 참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나 전 의원과 오 전 시장의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서울시장에 출마하고 싶다고 하면 인위적으로 막을 수 없으니까 일단 다 출마자로 보고, 우리가 정한 (경선) 룰에 의한 경선과정을 거쳐서 걸러내면 가장 좋은 후보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당원 투표 20%, 일반 국민경선(여론조사) 80%가 반영되는 경선 방식을 마련해 놓은 상태다. 하지만 안 대표가 보수 야권 단일 후보를 내세우며 출마하면서 국민의힘 내부에선 경선 룰을 ‘100% 시민 경선’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나 전 의원과 오 전 시장이 출마를 선언할 경우 야권이 경선 방식을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