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헬스클럽관장협회장 ‘분노의 인터뷰’
정부가 수도권 거리두기 2.5단계를 17일까지 연장하면서 4일 서울 용산구 한 헬스장이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면서 영업을 하고 있다. 이 헬스장은 정부의 단속을 감수하고 항의 차원에서 문을 열어 오픈시위로 보여주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오성영 전국헬스클럽관장협회장은 4일 오전 경기도 포천에서 운영하는 자신의 헬스장을 열었다. 정부 방침에 대한 반발임을 숨기지 않았다. 오 회장은 “올해 3월 1개월, 8월 3주에 이어 작년 연말에 1개월 문을 닫았는데 또 폐장 조치를 연기하라고 하니 헬스장 주인들 죽어라는 소리나 다름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 회장은 다른 집합금지 업종 대표들과 함께 정부규탄 총궐기대회를 가지려고 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오 회장과의 일문일답.
“PC방 같은 다른 자영업도 마찬가지겠지만 헬스장도 더 이상 견디기 힘들다. 이때까지 정부가 하자는 대로 착실히 따라 주지 않았나. 그런데 이게 뭔가. 앞으로 행정제재가 있겠지만 헬스장 문을 열었다. 더 이상 버틸 여력이 없다. 서울 수도권 지역에서 우리도 열겠다고 응답해오는 헬스장이 많다. 앞으로는 정부가 하자는 대로 하지 않을 것이다”
-긴급재난지원금이 있지 않나
“여기 헬스클럽만 해도 임대료 등 매달 1000만원씩 나간다. 그동안 은행 대출을 받아 버텼는데 은행도 더 이상은 대출이 어렵다고 한다. 정부가 준다는 300만원으로는 어림도 없다. 오죽했으면 대구 헬스클럽 관장 같은 일이 벌어졌겠나. 문을 열고 회원을 받아 정상 영업하는 것 밖에는 답이 없다”
-코로나 방역 지침 어떻게 보나
“우리는 처음부터 코로나 방역 굵고 짧게 가자고 했다. 강력하게 빨리 3단계로 가서 짧게 끝내고, 빨리 정상 영업하자고 처음부터 주장했다. 그런데 미적미적 하다가 매일 확진자가 1000명 씩 나오면서도 자화자찬만 늘어놓고 있다. 이대로 계속 가면 버티기 힘들다. 지금이라도 차라리 3단계로 가서 짧고 굵게 가자”
-백신을 들여온다고 하는데 나아지지 않겠는가
“주변 헬스클럽 사장님이나 PC방 주인들 만나보면 백신을 가지고 정치권을 장난치고 있다는 말들을 많이 한다. 보궐 선거 직전에 뿌려 선거에서 이득을 보려고 한다는 말이다. 정말 바라는 데 백신을 비싸게 주고 사오더라도 빨리 사와서 전국적으로 방역을 실시해 달라”
-정부에 바라는 게 있다면
“책상에 앉아서 펜대만 굴리는 고위공직자들이 세금만 꼬박꼬박 받아먹고 현장 어려움은 모르는 것 같다. 정치인들은 코로나19를 보궐선거 앞두고 정치적으로 이용하려고 하는 것 같다. 고위공직자들 월급 삭감해서 자영업자들에게 돌려주라. 국민이 주인이고 공무원들은 머슴인데 주인이 주는 월급받으면서 일을 잘 안했다. 머슴들 월급 주던 주인들이 다 굶어 죽어가고 있으니 주인에게 2개월 치라도 돌려줘야한다"
김광현 기자 kk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