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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헬스장 관장의 죽음…4호점까지 낸 스윙스도 “도와달라”

입력 | 2021-01-04 17:45:00

텅 빈 헬스장. 뉴시스


정부가 4일부터 그동안 운영이 금지됐던 전국 스키장, 수도권 지역 학원 및 교습소 등 운영을 제한적으로나마 허용한 가운데, 헬스장 등 실내체육시설 운영자들은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며 반발하고 있다.

헬스장 4개를 운영하는 래퍼 스윙스(본명 문지훈)는 4일 인스타그램에 “이 분야 종사자들의 고통을 누구보다 더 강하게 느끼고 있다. 도와달라”며 헬스장의 유동적 운영을 요구하는 국민 청원에 참여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최근 MBC TV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헬스클럽을 2년 만에 4호점까지 낼 정도로 재밌게 하고 있었다. 그런데 올해 들어 세 번째 영업 중지로 보증금에서 월세를 제해야 하는 상황까지 왔다”며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헬스트레이너 겸 방송인 양치승 씨 역시 “더 좋은 대책들 부탁드린다. 저희는 힘이 없다. 제발 힘든 시기가 하루빨리 종식돼 활기찬 일상이 되찾아지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래퍼 스윙스. 인스타그램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실내체육시설의 제한적, 유동적 운영’을 요구하는 청원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어려운 와중 대구 달서구 한 헬스장 관장이 새해 첫날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단체행동에 불이 붙었다. 50대 A 씨는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의 메모를 남기고 자신의 헬스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전국 일부 실내체육시설 운영자들은 영업을 재개하는 이른바 ‘오픈시위’를 벌였다.  

오성영 전국헬스클럽관장협회장도 4일 경기도 포천에 있는 자신의 헬스장 문을 열었다.

오 회장은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 “앞으로 행정제재가 있겠지만 헬스장 문을 열었다. 더 이상 버틸 여력이 없다”며 “앞으로는 정부가 하자는 대로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에 대해선 “여기만 해도 임대료 등 매달 1000만 원씩 나간다. 그동안 은행 대출을 받아 버텼는데 은행도 더 이상은 대출이 어렵다고 한다. 정부가 준다는 300만 원으로는 어림도 없다”며 “문을 열고 회원을 받아 정상 영업하는 것 밖에는 답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 회장은 “태권도 같은 힘 있는 단체들이 있는 곳은 문을 열게 해준 것 같더라. 목소리 작은 단체들만 피해본다. 헬스클럽도 방역수칙 엄격히 지켜 운동하면 된다”며 “책상에 앉아서 펜대만 굴리는 고위공직자들이 현장의 어려움은 모르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사진=뉴시스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이날부터 오는 17일까지 헬스장 등 실내체육시설 집합금지 조치를 연장한다. 지난달 8일부터 시행돼 같은 달 28일 종료 예정이었으나 확산세가 꺾이지 않아 이달 3일까지로 한 차례 연장된 바 있다.

다만, 스키장 등 겨울실외스포츠시설과 수도권 학원 및 태권도·발레 등 교습소의 제한적인 운영을 허용하면서 형평성 논란이 불거졌다. 일각에선 “핀셋 방역한다더니 핀셋 영업정지 조치 아니냐”, “학원도 스키장도 되는데 왜 카페나 헬스장은 안 되나”, “대체 기준이 뭐냐”, “스키장에선 코로나 안 걸리나” 등 지적이 나왔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