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헬스장. 뉴시스
정부가 4일부터 그동안 운영이 금지됐던 전국 스키장, 수도권 지역 학원 및 교습소 등 운영을 제한적으로나마 허용한 가운데, 헬스장 등 실내체육시설 운영자들은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며 반발하고 있다.
헬스장 4개를 운영하는 래퍼 스윙스(본명 문지훈)는 4일 인스타그램에 “이 분야 종사자들의 고통을 누구보다 더 강하게 느끼고 있다. 도와달라”며 헬스장의 유동적 운영을 요구하는 국민 청원에 참여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최근 MBC TV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헬스클럽을 2년 만에 4호점까지 낼 정도로 재밌게 하고 있었다. 그런데 올해 들어 세 번째 영업 중지로 보증금에서 월세를 제해야 하는 상황까지 왔다”며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래퍼 스윙스. 인스타그램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실내체육시설의 제한적, 유동적 운영’을 요구하는 청원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어려운 와중 대구 달서구 한 헬스장 관장이 새해 첫날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단체행동에 불이 붙었다. 50대 A 씨는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의 메모를 남기고 자신의 헬스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전국 일부 실내체육시설 운영자들은 영업을 재개하는 이른바 ‘오픈시위’를 벌였다.
오성영 전국헬스클럽관장협회장도 4일 경기도 포천에 있는 자신의 헬스장 문을 열었다.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에 대해선 “여기만 해도 임대료 등 매달 1000만 원씩 나간다. 그동안 은행 대출을 받아 버텼는데 은행도 더 이상은 대출이 어렵다고 한다. 정부가 준다는 300만 원으로는 어림도 없다”며 “문을 열고 회원을 받아 정상 영업하는 것 밖에는 답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 회장은 “태권도 같은 힘 있는 단체들이 있는 곳은 문을 열게 해준 것 같더라. 목소리 작은 단체들만 피해본다. 헬스클럽도 방역수칙 엄격히 지켜 운동하면 된다”며 “책상에 앉아서 펜대만 굴리는 고위공직자들이 현장의 어려움은 모르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사진=뉴시스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이날부터 오는 17일까지 헬스장 등 실내체육시설 집합금지 조치를 연장한다. 지난달 8일부터 시행돼 같은 달 28일 종료 예정이었으나 확산세가 꺾이지 않아 이달 3일까지로 한 차례 연장된 바 있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