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채용시장’ 트렌드 전망
올해도 컴퓨터 화면을 통한 비대면 채용 트렌드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수시채용 강화, 공공부문 선호 등 지난해 채용 기조가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사진은 지난해 5월 한 대기업이 비대면으로 다자 면접을 진행하는 모습. 동아일보DB
○ 공공부문, IT 바이오 ‘쏠림’ 여전
올해도 취업준비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채용 분야는 공무원, 공공기관 등 공공부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공무원과 공공기관의 전체 채용 규모는 사상 처음 연간 7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공공부문 취업을 준비하는 구직자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이런 현상은 민간의 채용 위축과도 연관이 있다.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발표한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2020년 4분기(10∼12월)부터 올해 1분기(1∼3월)까지 예상 채용 인원은 25만3000명으로 집계됐다.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만3000명(5.1%) 적을 뿐 아니라 2009년 4분기 이후 11년 만에 최소치다. 정부가 민간의 ‘고용 절벽’에 공공부문 채용 확대로 대처하는 만큼 구직자 입장에서도 공공부문 취업 준비에 나서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인 것으로 보인다.
최근 취업 관련 인기 있는 전공 역시 이들 업종과 연관돼 있다. 지난해 취준생이 선택한 ‘취업 때 가장 인기 있는 전공’ 1위는 공학계열(75.3%·중복응답), 2위가 컴퓨터계열(74.1%)이었다. 모두 IT 관련 전공이다. 여기에 4위 의학계열(32.7%), 5위 자연계열(16.3%)도 국내 바이오산업의 성장과 함께 취업 인기 전공으로 꼽혔다.
○ 수시채용, 비대면 채용 미리 준비해야
지난해 국내 채용시장을 대표하는 키워드는 ‘수시채용’이었다. 많은 대기업들이 정기공채를 폐지하고 수시채용을 도입했다. 필요한 분야의 인재를 소규모로, 그때그때 선발하다 보니 구직자들의 취업 방식에는 큰 변화가 생겼다. 올해도 이에 대한 준비에 나서야 한다. 수시채용에서 가장 중요한 취업 스펙은 직무 경험이다. 몇 년 동안 구직시장에서 “기업들이 경력사원 같은 신입만 뽑는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오는 것도 수시채용이 채용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진학사 캐치가 2020년 하반기(7∼12월)에 대기업과 중견기업, 공공기관 등에 최종 합격한 구직자 150명의 서류를 조사한 결과 인턴과 대외 활동, 1년 미만 경력 등 직무 관련 경험을 가진 사람이 104명에 달했다. 10명 중 7명이 이른바 ‘경력 같은 신입’이었던 셈이다.
수시채용 경향이 강해지면서 직무경험 관련 준비를 하는 구직자들도 늘고 있다. 취업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진학사 캐치의 오프라인 카페인 ‘캐치카페’는 지난해 취업 트레이닝, 직무 소개, 현직자 멘토링 등 직무 관련 프로그램의 신청자 수가 1만1410명에 달했다. 이는 전년 대비 183% 이상 늘어난 수치다.
여기에 맞춰 온라인에서의 직무 및 채용설명회도 올해 내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유튜브 채널을 활용해 회사 소개에 나서는 기업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LG이노텍, 현대모비스, LG상사 등은 많은 기업들이 진학사 캐치가 운영하는 ‘캐치TV’ 유튜브를 통해 회사 소식을 전하고 있다.
진학사 캐치 김정현 소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위축된 국내 채용시장은 올해까지 비슷한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채용 확대 기조를 밝힌 공공부문과 IT, 바이오 등의 업종은 지난해보다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