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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위기의 한국경제… ‘디지털 총수’가 앞장서 성장동력 살려야

입력 | 2021-01-05 00:01:00


코로나19 사태의 충격으로 지난해 한국의 수출은 전년보다 5.4% 감소했다. 독일 일본 등 다른 수출국에 비해 선방했다곤 하지만 2019년도에 10.4%나 줄어든 수출이 2년 연속 감소한 건 우려할 만한 상황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대표 기업들이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산업구조를 빠르게 바꿔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한국 산업의 총아는 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 등이었다. 반도체가 역대 2위의 수출 기록으로 든든한 기둥 역할을 한 가운데 바이오헬스, 2차전지 등이 수출효자로 떠올랐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중심 반도체 사업을 시스템반도체로 확대하며 최강자 자리를 계속 지킬 것이란 믿음을 심어줬다. 현대차는 오래 공들인 수소연료전지차 기술을 바탕으로 ‘친환경차’ ‘종합 모빌리티’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고 LG화학, SK이노베이션, 삼성SDI는 세계 최고 배터리 업체 자리를 다투고 있다.

지난해엔 대표 그룹 총수들 다수가 디지털 마인드를 갖춘 리더들로 바뀌었다. 이들은 어린 시절부터 국제 감각을 키워왔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활용한 수평적 소통에도 익숙하다. 코로나19로 해외 출장조차 힘든 상황에서 현대차가 미국의 로봇전문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한 것이나, LG전자가 세계적 전장부품업체 마그나와 합작법인을 세워 전기차 분야에 뛰어든 것도 이들 디지털 총수들의 과감한 결단으로 이뤄졌다. 이들은 젊은 임원, 여성 임원을 대거 중용하면서 기업의 문화까지 일신하고 있다.

중소 협력업체의 경영 개선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삼성전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기치를 든 SK 등의 사례에서 보듯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사회적 역할을 적극 확장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가 기대하는 것은 이것만이 아니다. 코로나19로 취업 사다리에 발 한번 걸쳐 보지 못한 수많은 청년들에게 괜찮은 일자리를 만들어주는 책무가 자신들의 두 어깨에 달렸다는 사실을 디지털 총수들은 한순간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