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류 동기엔 "섣불리 이야기할 상황 나냐" "사실 관계 파악, 선원 안전 확인이 급선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5일 이란 혁명수비대가 한국 국적 유조선을 나포한데 대해 “조속히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이날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 국적 선박 억류에 대해 “어제 저희가 1차 대응을 했고 주한 이란공관, 주이란 한국공관을 통해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강 장관은 ‘이란의 선박 억류 동기가 원화 자금 동결에 대한 불만이라는 분석도 있는데 어떻게 보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지금 그런 것을 섣불리 이야기할 상황은 아니다”라며 “일단 사실 관계를 먼저 파악하고, 우리 선원의 안전을 확인하는 것이 제일 급선무이다. 조속히 나포 상태가 풀릴 수 있도록 외교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교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호르무즈 해협의 오만 인근 해역에서 항해 중이던 한국 국적 선박(케미컬 운반선) 1척이 이란 당국의 조사 요청에 따라 이란 해역으로 이동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선원 20명 가운데 우리 국민 5명이 승선한 상태다.
이에 외교부와 주이란대사관은 우리 선박 억류 관련 상세 상황 파악과 함께 선원 안전을 확인하고 선박 조기 억류 해제를 요청했다. 아울러 현재 청해부대 최영함이 사고 해역으로 이동했으며, 인근 해역을 항해 중인 우리 선박에 대해 안전조치를 취했다.
미 국무부 역시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보낸 이메일에서 “우리는 이란이 유조선을 즉시 석방해야 한다는 한국 정부의 요구에 동참한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는 이어 “(이란) 정권은 국제사회가 제재 압박을 완화하도록 하기 위한 명백한 시도의 일환으로 계속해서 걸프해에서의 항행의 권리와 자유를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란 혁명수비대는 성명을 통해 반복적인 환경 오염과 공해 문제로 한국 유조선 ‘MT-한국케미호’를 나포했다고 밝혔다.
이란 관영 IRNA통신 등에 따르면 사이드 하티브자데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이번 사건의 원인은 기술적인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하며 “이란은 한국 유조선의 환경 규제 위반을 심각하게 여기고 있고 법의 테두리 안에서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