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수도권 2.5단계 등 거리두기 연장 스키장 '제한 운영'…노래방·헬스장 '금지' 업주들 "견딜 수 없을 정도로 힘든 상황" "형평성 어긋나는 방침 바로 잡아달라" 중수본 "효과 나타나면 완화 검토할 것"
최근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를 막기 위해 오는 17일까지 사회적 거리두기를 2.5단계로 연장한다는 방침을 밝힌 가운데, 특정 업종에 대해서만 ‘제한적 운영’을 허용하면서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스키장과 PC방 등은 인원 수를 3분의 1 수준으로 유지하고 오후 9시 이후 운영을 안 하면 제한적으로 운영이 가능하지만, 노래방과 헬스장 등은 운영이 아예 금지되면서 일부 업주들은 “산다고 사는 게 아니다. 죽고 싶다” 등과 같은 호소와 함께 정부 방침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5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정부는 기존 수도권 2.5단계, 비수도권 2단계의 거리두기 조치를 오는 17일까지 2주간 연장하기로 했다.
지난 4일 0시부터 17일 24시까지 적용되는 거리두기 연장 조치에서는 교습 인원 9인 이하 학원·교습소와 스키장·눈썰매장 등 실외 겨울스포츠시설의 운영이 재개된다.
학원·교습소는 대부분 학교가 겨울방학에 들어가면서 학부모들의 돌봄 부담을 덜기 위해 집합금지 조치가 완화됐고, 스키장과 같은 시설도 수용 인원을 3분의 1 이내로 제한하는 등 조건을 충족하면 제한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반면 헬스장과 같은 실내체육시설과 야외스크린골프장, 노래방 등에 대해서는 집합금지 조치가 이어져 영업을 할 수 없다.
서울 종로구에서 노래방을 운영하는 A씨는 “(영업 금지로) 우울증이 생겨서 약을 먹고 있다”며 “잠이 안 오고 불안해서 견딜 수가 없을 정도로 힘들다”고 호소했다.
이어 “지금은 몸이 안 좋아서 병원에 입원해 있는데, 노래방에 전재산이 묶여 있으니 어떻게 하겠느냐”며 “몸이 안 좋아도 영업이 허용되면 나가서 장사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부 헬스장의 경우 정부의 집합금지 조치에 반발해 전날 문은 열되 회원은 받지 않는 방식의 ‘오픈 시위’에 나섰다.
앞서 대한피트니스경영자협회(KFMA)가 운영하는 온라인 카페 ‘헬스관장모임카페’에는 1인 시위 차원에서 헬스장 문을 열고 회원을 받지 않는 오픈 시위를 제안하는 글들이 올라온 바 있다.
지난 1일에는 대구에서 헬스장을 운영하던 50대 관장이 숨진 채 발견됐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 때문이라는 추측이 제기됐지만, 해당 시설은 장애인 재활 목적의 특수 체육시설로 집합금지 대상이 아니었던 것으로 이날 파악됐다.
경기석 한국코인노래방협회 회장은 “헬스장은 집합금지가 내려진 지 얼마 안 됐지만 노래방은 5개월이 넘어 더한 상황”이라며 “지침을 어기고 문을 연다고 해서 손님이 오는 상황도 아니지만, 헬스장 업주들의 시위가 충분히 이해는 간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코인노래방 일부 업주들 사이에서도 헬스장처럼 오픈 시위를 하자는 의견들이 나오는데, 방역 수칙을 위반하면 그나마 나오는 지원금도 못 받게 된다”며 “그보다는 기자회견을 통해 의견을 널리 알리는 게 더 효과적일 것 같아 내일 국회 앞에서 소상공인연합회 등과 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당초 영업이 금지됐던 PC방의 경우 좌석을 한 칸 띄우는 등 조건을 충족하면 오후 9시까지 제한적으로 영업할 수 있도록 방침이 개선됐다.
지난해 영업이 전면 금지됐을 당시에는 PC방 업주들 역시 경제적 고통을 호소하며 PC방 컴퓨터 및 장비 등을 집으로 직접 배달하는 등 활로 모색에 나서기도 했다.
한편 노래방과 헬스장 등 피해 업주들의 문제 제기가 이어지자 정부는 거리두기 효과가 나타날 경우 집합금지 조치를 완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전략기획반장은 전날 오전 “17일까지 거리두기 노력이 집중적으로 전개돼 어느정도 성과가 나타나면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집합금지 조치를 부분적으로 완화시켜야 한다는데 공감한다”며 “유효한 성과가 나오면 영업을 허용하되 감염을 최대한 방지할 수 있는 방향으로 (완화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