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진안군 동향면 대량리 제동유적 시굴조사에서 발굴된 슬래그.(진안군제공)2021.1.5/뉴스1
전북 진안군은 동향면 대량리 제동유적 시굴조사에서 제동로(製銅爐)가 추가 확인됐다고 5일 밝혔다.
시굴조사는 ‘전북가야사 발굴조사 및 정비사업’의 일환으로 전북도와 진안군이 시행하고, 군산대학교가야문화연구소가 맡았다.
진안 대량리 제동유적(製銅遺蹟)은 ‘신증동국여지승람’, ‘여지도서’ 등 문헌에 기록된 ‘동향소(銅鄕所)’의 실체를 보여주는 유적이다.
특히 제동로는 동광석에서 동을 1차적으로 추출하기 위한 제련로(製鍊爐)로, 국내에서 처음 조사되면서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다고 평가됐다. 또 슬래그(Slag), 노벽편(爐壁片) 등 동 부산물로 구성된 대형 폐기장은 국내에서 확인된 동 생산 폐기장 중 최대 규모다.
이번 시굴조사는 기존에 발굴조사가 이뤄진 지역 주변을 대상으로 유적의 존재범위와 제동로 등 유구의 추가 존재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추진됐다. 조사결과 제동로와 폐기장이 추가로 확인됐다.
석재와 점토로 축조된 제동로는 강한 화기로 인해 붉은 색을 띠고 있으며, 주변에 슬래그와 노벽편이 다수 산재했다. 아직 정확한 구조와 성격을 알 수 없으나 지난 발굴조사에서 드러난 제련로의 현황과 매우 유사한 양상으로 파악되고 있다.
제동로 동쪽에 위치한 폐기장에서는 숯, 슬래그, 노벽편이 확인됐으나 오랜 경작활동으로 대부분 훼손돼 높이 0.4m 가량만 남아있는 상태이다.
또 유적과 인접한 지역에 위치해 1980년대까지 동광석을 채광하기 위해 운영되었던 ‘동향광산’과 연계된 보존·활용방안이 모색된다면, 유적의 가치가 더욱 심도 있게 조명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진안 대량리 제동유적은 폐기장 등에서 수습된 유물과 자연과학적분석 결과로 볼 때 9세기 중반을 전후한 시기인 나말여초(羅末麗初)기에 운영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그러나 지표에서 수습된 유물이나 문헌기록으로 보아 유적의 상한 및 하한연대는 조정될 여지가 있다. 초기철기·삼국시대 및 고려시대 청동제품 생산체계와의 연관성이 주목되고 있기도 하다.
진안군은 이번 조사 성과로 인해 현재 추진 중인 대량리 제동유적의 전라북도 문화재 지정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북=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