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테스·피트니스사업자연맹 관계자들이 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실내체육시설 종사자 생존권 보장 집회를 하고 있다. 이들은 고위험시설 지정 철회와 영업금지 조치 근거 제시, 적극적 피해보전 등을 요구했다.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정부는 실효성과 형평성 있는 정책을 마련하라! 우리에게 살길을 제시하라!”
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
‘필라테스·피트니스사업자연맹’ 소속 회원 9명이 아침부터 큰 소리로 구호를 외쳐댔다. 2명은 노란 끈으로 두 손을 묶고 철창에 들어가는 퍼포먼스를 하며 “실내체육시설을 운영하는 게 죄냐”고 울부짖기도 했다. 이날 해당 연맹은 “특혜를 달라는 게 아니다. 근거와 이유라도 명확히 설명하라”는 입장문을 내놓았다.
이날 여의도에서 집회에 참여했던 한 필라테스 학원 운영자는 “영업도 못한 채로 월세 등 고정비만 한 달에 700만 원씩 나가고 있다. 더 이상은 버틸 수가 없어 여기까지 나온 것”이라고 호소했다. ‘필라테스·피트니스사업자연맹’의 박주형 대표는 “국민 건강을 위해 희생을 감수했는데 형평성 없는 정책으로 자영업자들을 더 힘들게 한다”고 울분을 토했다.
정부는 실내체육시설 종사자들에게 양해를 구한다는 입장이다. 태권도장 등 일부 실내체육시설에 대한 영업을 허용한 건 나름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어린이들이 많이 다니는 태권도장 등은 자녀 돌봄의 교육적 기능을 지니고 있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5일 오후 광주에 있는 유흥업소들은 간판의 불을 켜두는 ‘점등 시위’를 벌였다. ‘한국유흥음식점중앙회’ 광주시지부는 “약 720곳이 오후 5시 반경부터 10시까지 4시간 반 동안 간판에 불을 켜고 가게 문을 열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실제로 영업을 하진 않는다고 한다.
광주시지부 사무처장은 “현재 음식점 등에선 낮에 술을 팔고 있다. 낮에 마시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안 걸리고 밤에 유흥업소에서 마시면 걸리는 것이냐”고 항의했다. 광주 유흥업소들은 17일까지 점등 시위를 이어갈 예정이다. 만약 18일에도 다시 집합금지가 연장되면 벌금을 내더라도 영업을 재개하는 방안도 논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씨 등은 이날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참여연대와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등과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시행하면서 업종별로 영업을 제한했지만 그 근거인 감염병예방법과 지방자치단체 고시에 손실 보상에 대한 근거 조항을 마련하지 않았다”고 성토했다.
참여연대도 “정부와 국회가 기존 지원 대책만 계속 반복한다면 공개적으로 소송 참여자를 모집하겠다. 최소한의 손실 보상 규정도 없는 영업제한 조치에 대해 행정소송과 위헌법률심판을 진행하는 것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5일 브리핑에서 “많은 피해를 감수하고 있는 체육시설 종사자들께 송구스럽고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2주 동안 방역 조치를 통해 성과가 나타나면 영업을 허용하되 감염을 최대한 방지할 수 있도록 문화체육관광부와 현장 의견을 종합해 검토하겠다”고 했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