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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 저하 환자 몸에서 코로나 변이 발생…미국 남성 사망

입력 | 2021-01-05 20:02:00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제품명 베클루리)’로 치료받고 회복해 퇴원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코로나19가 재발해 사망에 이르렀다. 연구진은 재발한 바이러스가 외부에서 다시 감염된 것이 아닌 환자의 몸 안에서 변이를 일으킨 것으로 분석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보스턴에 위치한 하버드대학교 부속 브라이엄여성병원 연구진은 최근 공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감염 환자 체내에서 변이를 일으켜 회복 후에도 다시 재발한 사례를 보고했다.

해당 연구는 해외 의약저널 ‘뉴잉글랜드저널오브매디슨(NEJM)’에 최근 게재됐다.

연구진이 보고한 환자는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입원한 면역질환의 일종인 항인지질증후군을 앓고 있으며 합병증으로 미만성폐포출혈(DAH)이 있는 45세 남성 환자다. 이 환자는 입원 시 발열 증상이 있었으며 항 응고요법, 스테로이드제인 ‘글로코코르티코이드’, 면역 억제제인 ‘시클로포스파미드’와 ‘리툭시맙’ 그리고 ‘에쿨리주맙’ 등을 복용 중이었다.

항인지질증후군의 가장 큰 특징은 혈전이 발생하는 것이다. 해당 환자가 합병증으로 앓던 DAH는 폐 안쪽에서 재발성 또는 지속성 출혈을 일으키는 증후군이다. 면역체계가 폐 조직을 공격해 손상시키면서 발생하는데 폐에 혈액을 공급하는 소혈관에 손상을 일으켜 혈액이 폐의 작은 기낭(폐포) 출혈이 폐 전체에서 일어난다.

환자는 5일 동안 코로나19 항바이러스제인 렘데시비르를 투여받았다. 의료진은 또한 DAH가 의심돼 글루코코르티코이드 투약을 증량했다. 해당 환자는 산소치료 보충없이 입원 5일째에 퇴원했다.

해당 환자는 퇴원 후 첫 날인 감염 6일~68일까지 집에서 자가 격리됐다. 그러나 격리기간 중 복통으로 3번, 피로 및 호흡곤란으로 1번 입원했다. 환자는 기존에 앓고 있던 재발성 DAH로 인해 저산소혈증을 보여 글루코코르티코이드를 추가로 처방받았다.

이 환자는 다시 저산소혈증으로 입원중이던 감염 72일에 진행한 코로나19 진단 검사에서 다시 양성 판정을 받았으며 10일간 렘데시비르를 투여받은 후 퇴원했다.

이어 감염 105일에 봉와직염으로 입원 후 이 환자는 감염 111일 차에 저산소혈증으로 산소치료를 받고 DAH로 인해 면역억제제 투여를 확대했다. 감염 128일째 코로나19가 또다시 재발해 5일간 렘데시비르 투약 후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이 환자는 마지막으로 첫 감염 143일째 세 번째로 코로나19가 재발했다. 이번에는 미국 리제네론의 코로나19 항체치료제 ‘REGN-COV2(성분 카사리비맙·임데비맙)’ 투약 후 감염 150일에 산소치료를 위해 기관 삽관을 실시했다. 해당 환자는 다음날 렘데시비르와 항진균제를 투약했으나 감염 154일째 호흡부전 및 쇼크로 사망했다.

연구진은 이 환자에서 나온 코로나19 바이러스 분석했다. 분석 결과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환자의 폐와 비장에서 가장 많이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감염 75일 및 143일에 추출한 바이러스를 분석해 비교한 결과 바이러스 표면에 있는 스파이크 단백질의 수용체 결합 부위에 해당하는 유전자가 변화한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면역 저하같은 특수한 상황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지속적인 감염과 바이러스 변이가 가속화됐을 것으로 추측했다.

연구에 참여한 조나단 리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전체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 분석 결과 해당 환자는 코로나19 재감염보다는 4차례에 걸친 렘데시비르 치료를 받으며 바이러스 수치가 현저하게 떨어졌음에도 초기에 감염됐던 바이러스가 143일 후에도 몸안에서 지속적으로 남아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