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경기 양평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지에 입양 후 양부모에게 장기간 학대를 당해 숨진 16개월 영아 정인(가명)양을 추모하는 글이 적혀 있다. 2021.1.5/뉴스1 © News1
양부모의 학대로 16개월 만에 숨진 정인이(입양 전 이름) 사건의 후속 대책으로 입양 절차 전반을 관리·감독하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에 대해 “문제는 입양이 아니라 아동학대”라는 지적이 나왔다.
전국입양가족연대는 5일 성명을 내고 “이번 사건에서 입양은 문제의 본질이 아니라 아동학대”라며 “입양에 죄를 묻는다고 정인이가 살아오지 못한다”고 밝혔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4일 정인이 사건과 관련해 “입양 아동을 사후에 관리하는 데 만전을 기해 달라”며 “입양 절차 전반의 공적 관리·감독뿐 아니라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은 “이미 정인이의 죽음은 입양 전 과정이 아니라 입양 후 관리 중 학대 예방에 대한 공적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발생한 문제라는 게 밝혀졌다”며 “그에 대한 후속대책이 지난 12월초 발표됐지만 그 어디에도 입양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라는 지적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2018년과 2019년 가정 내 학대로 사망한 아동이 70명”이라며 “이중 40명은 친생부모에게, 12명은 한부모 가정 생부·생모로부터, 8명은 미혼부모 가정에서, 5명은 동거부부의 손에서, 2명은 재혼 가정에서 죽었고 입양가정에서는 1명의 정인이가 죽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누가 더 비극적인 죽음을 당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더 이상의 정인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우리 사회가 해야 할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국민적 공분을 받고 있는 단 하나의 사건 속에 모든 답이 들어있는 것처럼 대처해서는 결코 살아있는 정인이를 지켜내지 못할 것”이라며 “70명이나 되는 죽은 정인이들의 삶과 죽음을 모두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