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현대重, LNG 추진 컨테이너선 6척… 삼성重도 LNG 운반선 1척 따내 올해 코로나 딛고 교역 회복 예상… 각국 고부가가치 선박 발주 준비 ‘기술 초격차’ 앞세워 실적 기대감… 작년 세계 발주량 43% 수주 ‘1위’
LNG 추진 컨테이너선. 한국조선해양 제공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사업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5일 아시아 소재 선사로부터 1만5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의 액화천연가스(LNG)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 6척을 9000억 원에 수주했다고 밝혔다.
한국조선해양은 지금까지 세계 조선업체를 통틀어 가장 많은 50척의 LNG 추진선을 수주하며 이 분야에서 크게 앞서 있다. 2018년 7월에는 대형 유조선을, 지난해 9월에는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각각 세계 최초로 LNG 추진선으로 건조해 인도하기도 했다.
한국 조선업계의 강점은 독보적인 기술력이다. 한국조선해양이 이번에 수주한 컨테이너선은 LNG를 한 번만 충전하면 아시아∼유럽 항로를 왕복할 수 있다. 삼성중공업의 LNG 운반선은 항해 중 자연적으로 기화(氣化)하는 LNG를 다시 액화시키며 운송 과정에서 LNG 손실을 최소화한다. 각 회사가 구축한 최신 관제 시스템으로 선박 상태를 실시간 확인하고, 최근 규제에 맞춰 오염물질 배출을 줄이는 기술도 갖췄다.
한국 조선업계는 기술력을 발판으로 당초 목표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선박 수주를 일구며 세계 1위 위상을 지켰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선박 발주 물량 1924만 CGT(표준화물선 환산 톤수) 중에서 한국이 가장 많은 819만 CGT(42.6%)를 차지했다. 금액으로는 183억 달러 규모로 2위 중국(793만 CGT·145억 달러)을 앞질렀다. 중국이 지난해 상반기 자국 내 벌크선 물량을 앞세워 1위에 올랐지만 12월 한국이 LNG 운반선 21척,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6척 등 고부가가치 선박을 연달아 수주하며 순위를 뒤집었다.
조선업계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수주 호조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목표(110억 달러)보다 많은 149억 달러를 올해 수주 목표로 제시했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도 조만간 수주 목표를 제시할 예정인 가운데 4일 최고경영자(CEO) 신년사에서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을 시장 선도의 조건으로 일제히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