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박 이란軍에 나포] 이란, 美제재 맞서 협상전략 활용
이란은 페르시아만 호르무즈해협을 지나는 다른 나라 선박을 볼모 삼아 미국, 영국 등 서방과의 협상력을 키우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나포 선박의 석방에는 짧게는 다섯 시간, 길게는 두 달이 걸렸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2019년 7월 19일 호르무즈해협에서 영국 국적 유조선 ‘스테나 임페로’호를 나포했다. 이 배가 자동식별장치(AIS)를 껐고 호르무즈해협 입구가 아닌 출구 쪽에서 역방향 진입을 시도해 나포가 불가피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진짜 이유는 ‘스테나 임페로’호 나포 15일 전 영국이 이란 국적 유조선을 유럽연합(EU)의 대시리아 제재 위반 혐의로 영국령 지브롤터 인근에서 나포한 것에 대한 보복 성격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당시 테리사 메이 내각이 전방위적 대응에 나섰음에도 이란은 66일이 지난 같은 해 9월 23일에야 이 배의 석방을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8년 5월 이란 핵합의 탈퇴를 전격 발표한 후 이란이 미국의 제재 조치를 줄곧 비판하며 이란과 서방의 긴장이 극에 달할 때 이 사건이 벌어져 해결에 더 많은 시간이 걸렸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란과 미국은 2019년 6월 오만해 인근에서 일본, 노르웨이 국적 유조선이 잇따라 피격당한 것을 두고도 서로를 배후로 지목하며 갈등을 벌였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