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 동안 달팽이 먹으며 버텼다” 무장 강도로 체포됐다가 도망친 지명수배자
호주의 한 늪지대에서 두 명의 낚시꾼이 벌거벗은 채 도움을 요청하던 남성을 구조했다. 알고 보니 이 남성은 무장 강도로 체포됐다가 도망친 지명수배자였다. 호주 9 뉴스 트위터 캡처
호주의 낚시꾼 두 명이 악어가 들끓는 늪지대에 나흘 동안이나 갇혀 있던 알몸의 남성을 구조했다. 하지만 이 남성은 무장 강도로 체포됐다가 도망친 지명수배자였다.
5일(현지시간) 복수의 외신에 따르면 호주 다윈시에서 북쪽으로 약 18km 떨어진 이스트 포인트에서 게 잡이를 하던 캠 파우스트와 케빈 조이너는 누가 도움을 요청하는 소리를 들었다.
그들이 찾아간 곳에는 벌거벗은 남성이 맹그로브 나무에 매달려 울먹이고 있었다. 남성은 온몸이 진흙투성이였고 나뭇가지에 긁히거나 벌레에 물린 상처가 가득했다.
그들은 남성을 보트에 태운 뒤 반바지와 맥주를 주면서 안심시켰다.
남성은 “새해전야 파티에 가다가 길을 잃어 늪지대에 오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흘 동안 달팽이를 먹으며 버텼다”고 밝혔다.
호주의 한 늪지대에서 두 명의 낚시꾼이 벌거벗은 채 도움을 요청하던 남성을 구조했다. 알고 보니 이 남성은 무장 강도로 체포됐다가 도망친 지명수배자였다. BBC 방송 트위터 캡처
두 낚시꾼은 남성을 마을로 데려가 병원에 갈 수 있게 도왔다.
얼마 후 남성의 병문안을 간 파우스트는 남성이 수갑을 찬 채 입원해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현지 경찰은 해당 남성이 왕립 다윈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경관 두 명이 그를 감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파우스트는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처음엔 남성을 믿지 않았지만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도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늪지대 근처에는 악어가 많기 때문에 남성이 우리를 만난 건 행운”이라고 덧붙였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