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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지난해에만 42명의 정인이가…이 분노와 죄책감 어찌해야”

입력 | 2021-01-06 14:24:00

6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 앞에 양부모의 지속적인 학대로 숨진 16개월 영아 정인(가명)양을 추모하기 위해 시민들이 보내온 근조화환이 놓여져 있다. 유기, 방임혐의로 기소된 양부모에 대한 첫 공판은 오는 13일 열릴 예정이다. © News1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6일, ‘정인’이를 비롯한 우리사회의 수많은 약자들이 도움을 받지 못한 채 세상을 등졌다며 분노와 죄책감에 어찌해야할 지 모르겠다고 했다.

송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생후 16개월 된 아이가 온몸이 망가진 채 숨졌다는 소식, 이어져 들려오는 관련한 참담한 내용들에 말문이 막혀 무슨 말도 떠오르지 않았다”며 “며칠을 어떻게 보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가해 당사자를 엄벌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입법, 정인이를 추모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다짐도 하겠지만 그것만으로는 모자란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고 미안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송 의원은 “영하 18도의 비닐하우스에서 사망한 외국인 노동자, 새해 연휴에 공장에서 목숨을 잃은 하청업체 비정규직 노동자, 택배노동자들의 연이은 죽음, 집단 격리된 요양병원에서 속절없이 숨져간 어르신들”이라며 “정인이의 죽음은 또다른 죽음들을 떠올리게 하며 깊은 무력감을 저에게 남겨준다”고 고백했다.

송 의원은 “지난해 학대로 죽은 아동이 42명, 지난 5년간 160명의 ‘정인이’를 학대로 잃었다”면서 “저를 포함해서 이 시대의 어른들은 아마도, 저승에서 치도곤을 당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라고 고개숙였다.

그러면서 송 의원은 “더 찬찬히 세상의 구석을 살피지 못한 죄, 한 생명이 저토록 끔찍하게 다루어질 때까지 소홀했던 죄를 용서받을 길이 없을 것”이라며 “이 분노와 죄책감을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라는 말로 정인이에게 용서를 구하는 심정으로 사회 구석구석을 살피겠노라 다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