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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경찰, 민주화 인사 53명 새벽 기습 체포

입력 | 2021-01-07 03:00:00

보안법 위반 혐의… 법 시행후 최다
미국인 변호사 포함 후폭풍 거셀듯




중국 정부에 반대하면서 홍콩의 민주화를 요구해 온 범민주진영 인사 53명이 6일 새벽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됐다. 이 법이 시행된 지난해 7월 이후 단일 체포 규모로는 가장 크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홍콩 최대 야당인 민주당 우치와이 전 주석 등 민주파 인사 53명이 경찰에 체포됐다”면서 “홍콩 현지 로펌에서 일하는 미국인 존 클랜시 변호사도 체포돼 후폭풍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클랜시 변호사는 그동안 홍콩 민주화 인사들을 변호해 왔다.

홍콩 경찰의 체포 작전은 이날 새벽 홍콩 전역에 걸쳐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경찰은 이들이 지난해 7월 야권 단일 후보를 정하기 위해 실시한 예비선거 결과를 조작했고 이 과정에서 국가 전복까지 시도했다고 관련 혐의를 설명했다. 홍콩보안법은 국가분열, 국가정권 전복, 테러활동, 외국 세력과의 결탁 등 네 가지 혐의에 대해 각각 최고 무기징역까지 선고할 수 있도록 돼 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6일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체포는 필요하고, 필수적인 조치였다”면서 “홍콩 정부는 국가 전복 행위를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4일(현지 시간)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1년간 홍콩은 공산주의자가 지배하는 또 다른 도시가 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며 홍콩 민주진영을 압박하는 중국을 비난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