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000시대]1400대서 293일만에 ‘반전 드라마’ 과거 하락장때 팔았다 손해 경험… 개인들 저점 매수-고점 매도 늘어 코로나 극복위해 푼 유동성 넘치고 부동산 폭등에 주식시장 쏠림도
처음 찍힌 ‘3,000’ 6일 코스피가 장중 사상 처음으로 3,000 선을 돌파하며 국내 증시의 새 역사를 썼다. 다만 사자 행렬을 이어간 개인투자자와 매도 공세를 이어간 외국인, 기관의 힘겨루기 끝에 0.75%(22.36포인트) 내린 2,968.21로 마감했다.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3,000이 적혀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여기에다 반도체와 바이오, 전기자동차 등 미래 신산업과 신기술로 중무장한 국내 기업들도 국내 증시의 체질을 업그레이드시키고 있다. 코스피 3,000 돌파로 국내 증시가 선진국 수준으로 한 단계 도약했다는 평가가 잇따르는 가운데 ‘삼천피’ 시대에 안착하려면 부동산 중심의 자산 쏠림이 완화되고 장기투자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개미도, 기업도 달라졌다
지난해 개미들이 코스피 시장에서 거래한 주식은 하루 평균 약 8조 원. 전체 코스피 거래대금의 개인 비중도 2019년 47.5%에서 지난해 65.8%로 뛰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1년 유럽 재정위기 폭락장에서 개인이 각각 3조 원, 13조 원가량을 팔아치우며 증시를 떠났던 것과 딴판이다.
○ “코리아 디스카운트에서 벗어날 기회”
과거에 비해 한국 기업들의 탄탄해진 기초체력도 코스피 3,000 시대를 뒷받침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기업의 순이익은 지난해 91조 원에서 올해 134조 원으로 늘어난 데 이어 내년엔 사상 최대인 160조 원대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국내 산업구조가 반도체·바이오·정보기술(IT)·친환경차 등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이끌 미래산업 위주로 재편되고 있는 점이 긍정적이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SK이노베이션, LG화학은 2차전지로, 현대자동차는 전기수소차로 뜨고 있다”며 “국내 기업이 세상을 바꾸는 업종을 이끌면서 주가도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가 삼천피 시대에 안착하려면 또 다른 저평가 요인으로 꼽히는 정치적 불확실성이나 기업 배당성향 등을 지속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주문이 많다. 수급적인 측면에서 지속적인 글로벌 투자자금의 유입도 필요하다. 코스피가 MSCI선진국 지수에 편입되면 60조 원가량의 외국인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연구위원은 “일부 구조적 저평가 요인을 해소하면 코스피 3,000 시대에서 더 나아가 추세적 상승장에 올라타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고 했다.
김자현 zion37@donga.com·박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