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삼천피’ 찍은 날, 함께 울린 경보음

입력 | 2021-01-07 03:00:00

동학개미-넘치는 유동성의 힘… 증시 사상 첫 장중 3000 돌파
기업실적 개선에 추가상승 전망
단기 과열 ‘거품’ 우려도 커져




코스피가 사상 처음 장중 3,000 선을 넘었다. 2007년 7월 25일 2,000대를 돌파한 뒤 13년 5개월여 만에 3,000 시대를 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풀린 유동성과 개인투자자 중심의 ‘거품 장세’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6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22.36포인트(0.75%) 내린 2,968.21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장 초반 3,027.16까지 치고 올라가며 ‘3,000시대’ 개막을 알렸다. 개인투자자들은 1조7292억 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올해 들어 3거래일째 순매수를 이어갔다. 하지만 기관과 외국인투자가들의 매도 물량이 쏟아지며 소폭 하락 마감됐다. 7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 경신 행진도 멈췄다. 990.88까지 오르며 ‘천스닥(코스닥 1,000)’ 시대에 근접했던 코스닥도 0.44% 내린 981.39에 장이 끝났다.

코스피 새 역사의 주역은 지난해부터 한국 증시의 핵심 주체로 떠오른 개인투자자, 이른바 ‘동학개미’였다. 개인투자자들은 코로나19 여파 속에 코스피가 1,400대까지 떨어졌던 지난해 3월 19일부터 이달 6일까지 유가증권 시장에서만 33조2133억 원가량을 순매수하며 한국 증시의 방파제 역할을 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320조 원에 이르는 증시 주변 자금과 기업 실적 개선을 근거로 당분간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동시에 개인투자자가 홀로 주도하는 ‘외끌이 장세’와 단기 급등한 주가에 대한 경계감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3월 19일부터 이달 6일까지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는 각각 13조1910억 원, 20조9413억 원어치를 팔아치웠다. 한국 기업 실적과 증시의 기초체력이 과거와는 달라진 데다 초저금리가 이어지면서 증시 등 자산시장이 상승할 요인은 있지만 단기간 주가가 많이 올라 작은 충격에도 취약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시장의 가파른 상승세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외에 특별한 사유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코로나19 사태에서 3,000을 찍은 부분은 높이 평가해야 하지만 실물경제와 괴리가 있는 게 사실”이라며 “위험 상황을 피하려면 감독당국 차원에선 ‘빚투(빚내서 투자)’는 막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자현 zion37@donga.com·박희창 기자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