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지아 연방 상원의원 민주당 후보인 존 오소프가 5일(현지시간) 선거가 치러지는 동안 애틀랜타 던바 네이버후드 센터에서 취재진에게 발언하고 있다. [애틀랜타=AP/뉴시스]
미국 민주당이 5일(현지 시간) 치러진 조지아주 상원의원 결선투표에서 2석 모두를 얻어 상원 다수당 위치를 차지했다. 하원 다수당인 민주당이 상원까지 장악함에 따라 20일 취임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국정운영에 상당한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블루웨이브’에 힘입어 행정부는 물론 상하원 모두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것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1기인 2009년 이후 12년 만이다.
AP통신과 뉴욕타임스, CNN방송 등은 개표가 98% 진행된 6일 오후 민주당 존 오소프 후보가 50.3% 득표율로 현역 상원의원인 공화당의 데이비드 퍼듀 의원(49.7%)을 제치고 승리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앞서 이날 새벽 래피얼 워녹 후보(52)는 득표율 50.6%로 공화당의 현역 여성 상원의원인 켈리 레플러(49.4%)를 누르며 승리를 확정했다.
100석으로 구성되는 연방 상원은 기존의 공화당 50석, 민주당 48석에서 이제 50대 50으로 동석이 된다. 여기에 민주당 소속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상원의장 자격으로 캐스팅보트를 행사하면 민주당이 상원의 각종 입법 활동을 주도할 수 있다. 바이든 당선인이 공약해온 각종 진보 정책에 그만큼 힘이 실리게 된다는 의미다.
조지아는 전통적인 공화당 강세 지역이지만 흑인 유권자가 결집한데다 최대 도시 애틀랜타의 경제 호조 등을 바탕으로 젊은층이 몰려들면서 민주당 지지세가 늘었다. 주 인구 1060만 명 중 흑인 비율은 약 30%로 미 전체 인구의 흑인 비율(13%)보다 높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차별 정책 등에 반발한 흑인 유권자가 지난해 11월 대선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 선거에서도 민주당 후보에게 몰표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CNN방송은 “조지아주에서 민주당의 승리는 트럼프가 만든 결과”라고 논평했다.
오소프 후보의 승리에도 흑인 표심이 작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조지아에서 33년간 하원의원을 지낸 뒤 지난해 7월 타계한 유명 흑인 정치인 존 루이스 의원의 인턴 출신이다. 생전의 루이스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차별 정책을 거세게 비판해 트럼프 대통령과 사사건건 대립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대선 당시 조지아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불과 1만1779표(0.25%포인트) 차로 이겼다. 바이든 당선인이 한때 부통령 후보로 고려했던 흑인 여성 정치인 스테이시 에이브럼스 전 하원의원(48)은 대선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 상원 선거에서도 주 곳곳을 누비며 민주당 지지를 호소해 블루웨이브에 큰 기여를 했다는 평을 얻었다.
미 상원은 50개 주에서 각각 2명씩 총 100명을 뽑는다. 지난해 대선과 같은 날 치러진 상원선거 당시 조지아 2개 선거구에서는 아무도 과반 득표를 하지 못했다. 과반 득표자만 당선인으로 규정한 주 법에 따라 1, 2위 후보 간 결선투표가 5일 치러졌다.
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