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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와라” vs “합치기는…” 국민의힘-안철수 샅바싸움

입력 | 2021-01-07 13:28:00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017년 ‘김종인의 경제민주화’ 출판기념회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동아일보DB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후보 단일화’ 방안을 놓고 국민의힘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간 ‘샅바싸움’이 본격화되고 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까지 가세하며 국민의힘이 ‘입당’을 압박하고 있지만 안 대표는 당내 경선이 선거 승리에 도움이 되겠느냐며 입당을 거부하고 있다.


국민의힘, 100% 여론조사…안철수 입당 러브콜
우선 국민의힘은 안 대표의 입당을 고려해 4월 치러지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선출을 위한 본경선을 100% 여론조사로 치르기로 잠정 결론 내렸다. 당원이 포함된 기존 경선 방식이 외부 인사들에게는 불리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당원을 배제한 일종의 ‘양보안’을 제시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안 대표가 경선 단계부터 국민의힘에 들어와 단일화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야권을 아우르는 경선 플랫폼 역할을 하며 단일화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것이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도 “야권이 서로 협의해서 단일화를 할 수 있으면 가장 좋다”고 말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7일 안 대표가 국민의힘에 입당하거나 합당을 조건으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제안했다. 이날 김 위원장과 만난 오 전 시장은 “(내가 제안한 것과) 당의 입장이 조금도 다르지 않다. 김 위원장도 전혀 다르지 않기에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안철수 "시민과 야권 지지자 공감대 중요"
하지만 안 대표는 국민의힘 입당에 부정적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만으로는 보궐선거를 승리할 수 없기 때문에 ‘외연 확대’를 위해 야권 단일화를 추진한 것인데 국민의힘으로 들어갈 경우 중도층 표가 이탈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합당 부분도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합쳐지더라도 서로 다른 성향의 그룹이기 때문에 양당 지지자들이 온전히 합쳐지기는 힘들다고 판단하고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안 대표는 7일 기자들과 만나 “(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해서는 여러 방법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중요한 것은 서울 시민들과 모든 야권 지지자들의 공감대”라는 입장을 밝혔다. 보궐선거까지 3개월가량 남은 만큼 야권 단일화 논의 과정에서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김종인 "(안철수) 앞으로 만날 일 없다"
이처럼 경선을 둘러싼 양 측의 팽팽한 줄다리기는 앞으로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김 위원장과 안 대표가 6일 전격 회동했지만 후보 단일화와 관련해 별다른 성과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앞으로 만날 일 없다. (안 대표가) 만나자고 하면 만날 수는 있는데 내가 보기엔 요청도 안 올 것”이라며 “적절한 시기가 도래하면 그 때가서 (후보 단일화를) 얘기하면 된다”고 밝혔다. 안 대표도 김 위원장과의 회동과 관련해 “새해 인사만 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국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인사회에 화상으로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


일단 국민의힘은 단일화 과정에서 안 대표에게 끌려가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안 대표에게 경선 참여를 계속 요구하면서도 무산됐을 경우를 대비해 자체 경선 일정도 차질 없이 진행시키겠다는 구상이다.

'후보 단일화 시기' 놓고도 이견
김 위원장도 국민의힘 최종 후보와 안 대표가 다시 결선을 치르는 방식도 고려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후보를 2월 말까지는 확정 지을 것”이라며 “만약 (야권) 단일화를 한다면 3월 초에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안 대표는 야권 후보 단일화 시기와 관련해서도 여권과 어느 정도 시기를 맞춰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야권 내에서만 결정할 것이 아니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후보 선출 시기를 보며 결정해야 한다는 얘기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