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의 ‘백신 늑장 구매’ 질타에 “수조원 선투자하자고 했다면 속된말로 ‘제정신인가’ 했을것”
정세균 국무총리가 8일 국회에서 열린 긴급현안질의에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 자영업자에 대한 대책과 관련해 “역지사지를 해보면 얼마나 힘들까 눈물이 난다”면서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정 총리는 국민들의 백신 접종시기를 묻는 더불어민주당 김성주 의원의 질문에 “현재로서는 정부가 2월 후반에 시작한다고만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백신 계약서에 ‘1분기에 어느 정도 공급하겠다’ 정도만 되어있지 날짜가 월별 또는 주 단위로 확정되어 있지 않은 상태”라면서 “금년 가을 이전에 우리 국민의 60, 70% 정도가 접종을 마쳐 집단 면역이 가능한 수준에 이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청장도 집단면역 형성 시점에 대해 “인플루엔자(독감) 유행 시작 전인 11월 정도까지 집단면역 형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3차 대유행 추세에 대해서 정 총리는 “조심스럽지만 일단은 ‘피크’(정점)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그는 “감염재생산지수가 1 수준으로 조금 더 개선이 되면 (거리 두기 2.5단계 적용기간이) 열흘여 남았기 때문에 (완화를)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국회에선 백신 확보 지체 논란과 집단감염 대응 등을 두고 정 총리와 야당 의원들 간에 공방이 벌어졌다. 국민의힘 이종성 의원이 “대통령은 13차례 (백신 확보를) 지시했다고 담당자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지적하자, 정 총리는 언성을 높이며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 된다, 떠넘기긴 뭘 떠넘기냐”고 말했다. 야당 의원들의 항의에도 정 총리는 “국가원수에게 그렇게 하는 것은 아니다. 품위를 지켜달라”면서 반박했다.
국민의힘 강기윤 의원이 정 총리에게 “다른 나라는 (국민의) 7, 8배 백신 물량 확보 전쟁에 뛰어들 때 우린 무얼 했냐”고 질타하자 정 총리는 “적당한 양보다 많으면 많았지 적지 않다고 판단한다”고 답했다. “다른 나라는 왜 인구의 7, 8배를 확보한 것이냐”는 질문에 총리는 “그 나라에 가서 물어보라. 남의 나라가 뭐가 그렇게 중요하냐. 5, 6배 물량을 살 이유가 없다”고 날 선 반응을 보였다.
“백신 도입 논란의 책임을 지고 정 청장이 사퇴해야 한다”는 지적엔 정 총리는 “(정 청장이) 특별히 책임질 게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정 총리는 또 “(야당 주장대로 백신 구매에 수조 원을 선투자하자고 했다면) 좀 속된 말로 하면 ‘제정신인가’ 이렇게 판단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날 정 총리는 800만 원의 임차료 등 월 1200만 원의 고정지출을 부담한다는 헬스장 운영자의 사연에 “역지사지를 해보면 얼마나 힘들까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영업자 눈물을 어떻게 닦아 줄 것인가”라며 말을 잇지 못하다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