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정부 배상” 위안부 판결]위안부 피해 할머니들 반응 “먼저 간 언니들과 기쁨 나누고 싶어”
일본 정부의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배상 책임을 처음 인정한 8일 판결의 원고 12명 중 5명의 생존자 가운데 한 명인 이옥선 할머니(94)는 법원 판결에 대해 “개운하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일본 정부는) 잘못한 것에 대해서는 하나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솔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이옥선 할머니가 머물고 있는 나눔의집은 “일본 정부는 지금이라도 이 끔찍한 전쟁범죄에 대한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93)는 8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떨리는 목소리로 “참 좋습니다. 너무 고마운 일입니다”라며 흐느꼈다. 숨을 한참 동안 고른 뒤 이 할머니는 “그래도 아직 일본이 사과하지 않았다. 확실한 사과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전 선고 직후 판결 소식을 접한 이 할머니는 “오늘을 손꼽아 기다렸다. 13일은 서울중앙지법에 간다. 하루 전에 올라가서 선고 결과를 기다릴 것이다. 먼저 간 언니들과 기쁨을 나누고 싶다”고 했다. 이 할머니가 다른 피해 할머니 20명과 함께 같은 취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1심 선고는 1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이 할머니는 또 “법원이 결정을 내린 것은 상징적인 것”이라며 “돈(배상)이 중요한 게 아니라 일본의 진정한 사과를 받아야 한다. 살아있을 때 꼭 받아야 하는데…”라며 한숨을 쉬었다.
장영훈 jang@donga.com·전채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