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8차 노동당 대회에서 “핵 선제 및 보복타격”을 거론하면서 핵무기 장착 전략핵추진잠수함(SSBN) 개발을 처음 공식화했다. 2018년 시작된 비핵화 협상 3년 만에 오히려 핵보유국 지위를 강조하면서 한국과 미국을 직접 타격할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는 새로운 핵무기들의 개발에 나서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특히 김 위원장은 ‘비핵화’를 단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은 채 미국을 “주적”이라고 밝혀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 이후에도 미국의 태도가 변하지 않는 이상 비핵화 협상에 복귀할 의사가 없음을 드러냈다.
9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당 대회 나흘째인 8일 사업총화(결산) 보고에서 “새로운 핵잠수함 설계연구가 끝나 최종 심사단계에 있다”며 “핵장거리 타격 능력을 제고하는 데서 중요한 의의를 갖는 핵잠수함과 수중발사핵전략무기를 보유할 데 대한 과업이 상정됐다”고 밝혔다. 핵탄두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장착한 핵추진잠수함은 미국 해안까지 은밀히 침투해 주요 도시에 핵미사일을 기습 발사할 수 있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보다 위협적으로 평가된다.
한미 당국은 김 위원장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등 한미 방공망을 무력화할 수 있는 극초음활공무기 개발을 처음 언급한 점도 주목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신형탄도로켓에 적용할 극초음속활공비행전투부의 탄두 개발연구를 끝내고 시험제작에 들어가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극초음속활공무기는 마하 5 이상의 초고속으로 비행한 뒤 변칙 낙하해 한국과 미국이 운용중인 방공망으론 요격이 불가능하다. 김 위원장은 또 “전술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며 한국을 겨냥한 핵공격 위협도 언급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