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학대 가장 많아…'성적 학대' 목격자도 있어 "신고 망설였다" 60%…"상황 더 나빠질까봐서"
교사 10명 중 7명 가까이가 아동학대로 의심되는 사례를 직·간접적으로 목격했으나 신고한 사람은 2명도 채 안 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신고 후 아동의 상황이 악화되거나 아동학대인지 확신이 서지 않다는 게 이유로 꼽혔다.
11일 실천교육교사모임은 지난 6~10일 닷새간 유·초·중·고·특수학교 교사 800명에게 온라인 설문을 실시한 결과, 제자 중 학대를 당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를 발견(318명)했거나 학교 학생들 중 학대가 의심되는 사례가 있었다(209명)고 답한 교사가 527명으로 66%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교사들이 직·간접적으로 목격한 아동학대 의심 사례의 유형은 신체학대가 183명으로 가장 많았고, 방임·유기 158명, 중복학대 76명, 정서학대 64명 순이었다. 성적 학대도 13명이 목격했다고 답했다.
망설인 이유는 ▲신고 후 아동의 상황이 더 나빠질 것(33.8%) ▲아동학대 유무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아서(32.5%) 등이다.
실천교육교사모임은 교사들이 신고를 꺼리는 이유를 “아동학대 신고 이후 부모 등 양육자와 분리된 아동이 안전하게 학교 생활을 지속할 환경이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천교육교사모임에 따르면 학대피해아동쉼터가 지난해 76개소에서 10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다고 한다. 학대피해아동을 소속 학교 인근 쉼터로 보내는 게 불가능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쉼터 여건은 서울에서 비수도권 지역으로 갈 수록 열악해진다. 서울은 25개 자치구에 10개소가 있으며 부산은 4개소, 대구는 3개소 등이다.
실제 교사들이 이번 설문에서 아동 보호를 위해 개선해야 할 점으로 ‘아동을 가해한 주양육자와의 분리’(76.5%)에 이어 ‘신고자의 신변보호’(70.1%)가 두번째로 많이 꼽혔다.
유치원과 초·중·고교 교직원은 현행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의해 아동학대 범죄 사례를 알게 됐거나 의심되는 경우 이를 수사기관에 신고할 의무가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