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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이르면 3월 나스닥 상장 유력

입력 | 2021-01-12 03:00:00

블룸버그 “예비심사 통과한듯… 기업가치 최대 32조원 전망”
국내 IB “27조원 상회 어려울 듯”
3조원 넘는 누적 적자가 변수




이커머스 기업 쿠팡이 새해 들어 미국 나스닥에 상장할 것이란 전망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이르면 올해 3월경 상장이 이뤄질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7일(현지 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일본 소프트뱅크의 투자 기업 중 최소 6곳이 올해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며 쿠팡은 올해 2분기(4∼6월)에 상장이 진행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11일에는 투자은행(IB) 업계에서 쿠팡이 상장 주관사인 골드만삭스를 통해 예비심사 승인을 받았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이 경우 이르면 3월 상장이 가능하다. 유통업계에서는 쿠팡 지분 100%를 보유한 미국 법인 ‘쿠팡 LLC’를 유력한 상장 대상으로 예상하고 있다.

쿠팡은 그동안 나스닥 상장 의지를 꾸준히 밝혀왔다. 김범석 쿠팡 창업자(현 이사회 의장)는 설립 이듬해인 2011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가장 까다로운 한국 소비자에게 인정받은 쿠팡 브랜드와 지역, 여행, 상품 등 다양한 부문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나스닥에 직접 상장할 것”이라고 밝힌 이후 꾸준히 상장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2019년 10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후보로도 거론됐던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를 이사회 멤버로 영입한 것을 비롯해 알베르토 포나로 최고재무책임자(CFO), 마이클 파커 최고회계책임자(CAO) 등 외국인 임원을 잇달아 영입한 것도 나스닥 상장 준비 차원이란 해석을 낳았다.

상장 시 기업가치에 대해선 250억 달러(약 27조2500억 원)부터 300억 달러(약 32조7000억 원) 이상까지 다양한 예상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쿠팡의 기업가치가 300억 달러 이상으로 평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국내 한 투자은행(IB) 관계자는 “250억 달러를 크게 상회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치평가 예상 규모가 엇갈리는 이유는 쿠팡의 누적 적자 규모 때문이다.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쿠팡의 누적적자는 3조7210억 원에 이른다. 빠르게 늘어난 매출 규모만큼 적자도 심화돼 왔다.

하지만 170개가 넘는 물류센터를 갖추고 업계 추정 2500만 명이 넘는 회원 수를 보유하면서 적자 규모를 빠르게 줄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물류 투자가 어느 정도 완성된 데다 시장지배력이 강화하면서 수익성을 대폭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다. 500만 명이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는 ‘와우 멤버십’ 회비(월 2900원)도 수익성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11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쿠팡이 2020년 매출 11조 원 이상, 영업손실은 대폭 개선된 215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면서 올해 흑자 전환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쿠팡의 상장이 가시화되면서 지분 구조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쿠팡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주도하는 ‘소프트뱅크비전펀드’가 총 27억 달러를 투자해 3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창업자 김 의장과 이외의 투자자 지분 구성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쿠팡은 올해 상장 여부, 예비심사 통과 등에 대해 구체적 언급을 피하며 “적절한 때가 되면 IPO를 추진한다는 계획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