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인사 앞두고 판사 70명 사표
2012년 법원장 순환보직제가 도입된 이후 임기 2년을 채운 법원장은 재판부로 복귀했지만 2018년 2월 서울중앙지법원장에 부임한 민 원장은 지난해 2월 인사에서 유임됐다. 이례적으로 3년 가까이 국내 최대 규모의 서울중앙지법을 이끌게 된 것이다.
민 원장은 김 대법원장의 서울대 법대 동기다. 진보성향 법관 모임 우리법연구회 출신으로 김 대법원장이 지명될 당시 대법원장 유력 후보군으로 막판까지 경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대법원장은 우리법연구회 회장을 지냈다. 민 원장은 김 대법원장 부임 직후인 2017년 11월 이른바 ‘사법부 블랙리스트’에 대한 추가 조사위원장을 맡았다. 민 원장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의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박근혜 정부 당시의 청와대와 연락을 주고받으며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항소심 재판부에 대한 동향을 파악한 문건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김 대법원장은 이 문건을 근거로 3차 진상조사를 지시했고, 이어 사법부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됐다. 민 원장과 가까운 한 고위 법관은 “서울중앙지법원장을 끝으로 사직하겠다는 의사를 지난해부터 표명해 왔다”고 말했다. 민 원장은 정년을 3년 앞두고 있다.
배석준 eulius@donga.com·신희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