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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민중기 서울중앙지법원장 사의 표명

입력 | 2021-01-12 03:00:00

내달 인사 앞두고 판사 70명 사표




김명수 대법원장(62·사법연수원 15기)과 가까운 민중기 서울중앙지법원장(62·14기·사진)이 최근 대법원에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11일 알려졌다.

2012년 법원장 순환보직제가 도입된 이후 임기 2년을 채운 법원장은 재판부로 복귀했지만 2018년 2월 서울중앙지법원장에 부임한 민 원장은 지난해 2월 인사에서 유임됐다. 이례적으로 3년 가까이 국내 최대 규모의 서울중앙지법을 이끌게 된 것이다.

민 원장은 김 대법원장의 서울대 법대 동기다. 진보성향 법관 모임 우리법연구회 출신으로 김 대법원장이 지명될 당시 대법원장 유력 후보군으로 막판까지 경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대법원장은 우리법연구회 회장을 지냈다. 민 원장은 김 대법원장 부임 직후인 2017년 11월 이른바 ‘사법부 블랙리스트’에 대한 추가 조사위원장을 맡았다. 민 원장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의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박근혜 정부 당시의 청와대와 연락을 주고받으며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항소심 재판부에 대한 동향을 파악한 문건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김 대법원장은 이 문건을 근거로 3차 진상조사를 지시했고, 이어 사법부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됐다. 민 원장과 가까운 한 고위 법관은 “서울중앙지법원장을 끝으로 사직하겠다는 의사를 지난해부터 표명해 왔다”고 말했다. 민 원장은 정년을 3년 앞두고 있다.

다음 달 9일 고위 법관 인사를 시작으로 법원은 올 정기 인사를 단행한다. 지난해 법원 정기 인사를 앞두고 약 60명이 사직했으나 올해는 법원장과 고법부장, 판사 등 70여 명의 현직 판사가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 안팎에서는 고위 법관 출신의 전관변호사 사건 수임제한 기간을 현행 1년에서 3년으로 늘리는 변호사법 개정을 법무부가 추진하는 것이 법관의 대규모 사퇴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배석준 eulius@donga.com·신희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