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대회]7차 당대회서 폐지한 비서국 부활… 김일성-김정일 시대로 되돌아가 ‘10년 과도기 끝났다’ 대내외 과시 대북제재-수해-코로나 3중고에 ‘백두혈통’ 내세워 1인체제 강화 대남 강경파 김영철 통전부장 복귀, 기존 대남-대미 라인은 대부분 강등
○ 김일성·김정일 시대로 회귀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정은 동지를 노동당 총비서로 높이 추대한 데 대한 결정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고 전하면서 “당 총비서는 당 전체를 대표하고 영도하는 당의 수반”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2011년 김정일 사망 뒤 다음 해인 2012년 당 대표자회를 통해 당 제1비서에 올랐다. 김정일을 “영원한 총비서”로 추대하면서 자신은 그에 미치지 못하는 제1비서로 시작한 것. 이후 2016년 7차 당 대회에서 당 위원장이라는 새로운 직함을 만들었고 국가수반으로서는 신설된 국무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아 왔다. 7차 당 대회에서 1966년부터 50년간 유지돼 온 비서국을 폐지해 선대와 차별화하려는 모습도 보였다.
2019년 북-미 협상 결렬에 이어 지난해 대북 제재, 수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라는 3중고가 겹쳐 심각한 경제난에 직면한 김 위원장이 ‘백두혈통’의 후계자임을 강조해 선대의 권위에 기대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10월 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인민에게 미안하다”며 울기도 했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내부 상황이 어려운 가운데 김정은의 권위를 높여야 한다는 필요성이 작용했을 것”이라며 “아버지의 권위까지 내세운 것은 북한 내부의 위기감을 보여준다”고 했다.
○ 김영철 통전부장 복귀했지만 대남-대미 라인 강등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실패 이후 대남공작 기구인 당 통일전선부 부장에서 해임됐던 김영철 전 노동당 부위원장은 이번 당 대회를 통해 당 통전부장에 복귀했다.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되며 대남 강경파로 분류된 인사다. 김영철은 통전부장에 복귀했지만 당 비서국 부활에 따라 맡았어야 할 당 비서에는 오르지 못했다. 통전부장이었던 장금철도 2019년 남북미 판문점 회동에 참석한 뒤 별다른 활동을 드러내지 못한 채 이번에 해임됐다.
북-미 비핵화 실무 협상을 맡아온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당 최고 지도기관인 당 중앙위원회의 위원에서 후보위원으로 강등됐다.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탈락한 것으로 알려졌던 리선권 외무상은 자리를 유지했지만 후보위원 11명 가운데 가장 마지막에 호명됐다. 반면 중국통인 김성남 국제부 제1부부장은 당 부장에 임명됐다. 비핵화 협상 결렬 이후 경색 국면인 북-미, 남북관계에 대해 이들에게 책임을 물은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김 위원장에게 축전을 보내 총비서 추대를 축하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11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