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길·홍준표 만남에 이언주 캠프 방문까지 계획 독자적인 행보 계속되면 다자 대결 가능성 높아져 "3월 초까지 단일화 어렵지 않을까" 전문가 예상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두고 국민의힘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신경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단일화 방식을 두고 안 대표의 입당 외엔 방법이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는 반면, 안 대표는 보수로의 외연 확장을 통해 이에 대응하는 모양새다.
안 대표는 최근 우파 인사들을 연이어 만나는 행보로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보수 인사인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와 회동한 뒤 이를 페이스북에 올렸고, 11일에는 무소속 상태인 홍준표 대표를 대구 팔공산 동화사에서 만났다.
동화사 방문의 경우 외견상 대한불교조계종의 상징적 어른인 진제 종정에게 신년인사를 한다는 명분이었지만, 이 자리에서 국민의힘에 복당하지 못하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와 대립하고 있는 홍 의원과 동석한 데 대해 해석이 분분했다.
국민의힘이 입당 외 야권 단일화의 협조적인 태도를 쉽게 취해주지 않는 상황에서, 안 대표가 우선 서울시장 후보로서 보수층까지 공략할 수 있는 인물들을 만나고 다니는 데 집중하는 모습으로 비친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양 쪽의 입장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고, 공관위가 예고한 후보 등록 시한은 얼마 남지 않았다. 안 대표가 당 외부 보수 인사들까지 만나고 다니는 걸 봐서 당장 입당할 거라고 보긴 어렵지 않나. 그러면 일단은 야권이 나뉘어져 3자가 경쟁하는 구도로 가게 될 걸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결국 입당을 거부하며 독자적으로 지지층을 넓히는 안 대표의 대응이 계속될 경우, 야권의 단일화보다 다자 대결의 구도가 굳어질 가능성이 커진다는 설명이다.
국민의힘에서는 김종인 위원장이 안 대표의 서울시장 언급에 대해 불쾌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김 위원장은 국민의힘 자체 후보를 중심으로 선거를 치러야 한다며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나 정진석 공천관리위원장이 제안한 당대당 통합 등은 사실관계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명확하게 선을 그은 것으로 전해졌다.
안 대표도 국민의힘 입당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치고 있는 건 마찬가지다. 안 대표는 지난 10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진용도 안 갖춰진 상태에서 무슨 당에 들어와라 하는 게 앞뒤가 안 맞는다”며 “그게 최선의 방법인지도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제1야당의 입장에서는 후보를 내지 못하면 존재 이유가 없어지기 때문에 국민의힘은 일단 자체 후보를 뽑으려고 할 것이고, 안철수 역시 자신감이 있기에 당분간은 이 대립 상태가 유지될 것”이라며 “3월 초까지는 단일화하지 못하고 현재 같은 상황이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