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집단, 주정부 건물 공격 계획도 워싱턴 2주간 비상사태 선포
주방위군 투입… 美의사당 경계 강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을 9일 앞둔 11일 워싱턴 국회의사당 건물 앞에 설치된 철조망 주변을 주(州) 방위군이 감시하고 있다. 연방정부는 11일부터 24일까지 워싱턴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20일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식 전후로 극우단체의 무장 시위 가능성이 높아지자 이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워싱턴=AP 뉴시스
CNN 등에 따르면 백악관은 11일 밤 성명을 통해 “긴급사태 기간 중 국토안보부와 연방재난관리청(FEMA) 등이 각종 장비와 지원을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6일 전대미문의 의회 난입이 벌어졌던 국회의사당 주변은 물론 관광명소 워싱턴 기념탑 등 시내 주요 시설에 대한 경비가 대폭 강화돼 일반인 접근이 사실상 차단된다.
국토안보부는 당초 취임식 하루 전인 19일부터 연방정부 소속 진압 병력 및 주방위군을 투입할 계획이었지만 이 시점을 13일로 앞당겼다. 채드 울프 국토안보부 장관 대행은 성명에서 “의회 난입 사태 등으로 경비 태세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연방정부 차원의 공동 대처에도 불구하고 20일 취임식 전후로 미 전역에서 무장시위가 빈발할 것이란 우려는 점점 커지고 있다. ABC방송 등에 따르면 연방수사국(FBI)은 극우 집단이 미 50개 주 전체에서 무장시위를 계획하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 중 한 단체는 취임식 전에 트럼프 대통령이 하야하거나 탄핵당할 때를 대비해 정부청사와 법원 등을 급습하고 20일 각 주정부 건물을 공격하겠다는 계획까지 마련한 것으로 드러났다.
트럼프 대통령 지지층은 취임식 사흘 전인 17일 워싱턴 의회를 포함해 각 주 의회로 행진하는 대규모 집회 또한 계획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온라인에 떠도는 이 행사 안내문에 “재량껏 무장해서 오라”는 내용이 담겼다고 전했다.
의회 난입 당시 광분한 시위대가 경찰을 무차별 폭행하는 영상 또한 뒤늦게 공개돼 충격을 안겼다. CNN 기자가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6일 오후 4시 30분경 한 남성이 경찰 한 명을 시위대가 모여 있는 국회의사당 밖으로 끌어냈다. 시위대는 이 경찰을 발로 짓밟고 들고 있던 깃발로 내리찍는 등 무차별 폭행을 가했다. 언제든 비슷한 일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