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노 전세난]목동-중계동도 고액 월세 늘어
서울 서대문구에 사는 김모 씨(36)는 노원구 중계동에 전세를 얻어 이사 가려던 계획을 최근 포기했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교육여건이 좋은 지역으로 이사하려 했지만 급등한 전셋값을 감당하기 어려웠다. 김 씨는 “대출을 한도까지 받아 낡은 아파트로 이사하려니 엄두가 나지 않았다”고 했다.
전세난이 좋은 학교와 학원이 많다고 알려진 지역으로 이사 가려는 ‘교육 이주수요’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교육환경이 좋을수록 전세품귀 현상이 심해 전세가격이 많이 뛰고 전세가 월세로 전환되는 비율도 높다.
12일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대치동, 양천구 목동, 노원구 중계동의 월세 거래 비중이 지난해 임대차 2법 시행 이후 빠르게 늘고 있다.
이른바 ‘학군 1번지’로 불리는 강남구 대치동에는 웬만한 월급을 뛰어넘는 월세 거래도 자주 나오고 있다. ‘래미안대치팰리스’의 경우 지난해 8∼12월 월세 400만 원이 넘는 거래건수가 5건에 이르렀다. 이 아파트 전용면적 84m²는 7월까지만 해도 시세가 16억 원대에 형성돼 있지만 지금은 18억 원까지 치솟았다. 11월에는 동부센트레빌 전용면적 161m² 아파트가 보증금 5억 원과 월세 720만 원 조건에 거래됐다.
윤지해 부동산114 연구원은 “계약갱신요구권 등으로 전세매물이 잠기면서 가격 수준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물건도 반전세나 월세 형태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새샘 iamsam@donga.com·정순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