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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이 양모 결국 살인죄 적용…檢, 공소장 변경→재판부 승인

입력 | 2021-01-13 11:10:00

뉴스1


생후 16개월 입양아 정인이를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양모에게 결국 살인죄가 적용됐다.

검찰은 13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신혁재) 심리로 열린 정인이 입양모 장모 씨의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등 혐의 첫 공판기일에서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다.

장 씨에게 아동학대치사 혐의가 아닌 살인 혐의를 적용해야 한다는 취지다. 검찰은 주위적 공소사실로 살인 혐의를, 예비적 공소사실로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적용했다. 재판부도 이를 승인했다.

사건이 알려진 후 아동학대예방 관련 단체, 일부 의사단체 등에서는 장 씨에게 아동학대치사죄가 아닌 살인죄를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아이의 대장, 췌장 등 장기가 절단될 정도의 폭력을 휘둘렀다면 사망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어 미필적 고의로 볼 수 있다는 의견이다.

살인죄의 법정형은 ‘사형·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아동학대치사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다. 사형이 시행되지 않는 우리나라의 경우 사실상 두 혐의의 선고형량이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정한 양형기준에 따르면 살인죄의 기본 형량은 참작할 수 있는 동기가 없는 경우 기본 10년~16년의 징역형이다. 반면 아동학대치사의 기본 양형기준은 4~7년이다. 이에 살인죄로 처벌할 때 더 높은 형량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검찰은 장 씨에게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긴 후 사안의 엄중함 등을 감안해 전문 부검의 3명에게 정인이 사건 재감정을 요청했다. 또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의 자문을 받기도 했다. 이들은 대부분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 적용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