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에 위치한 한 보건소에서 나눠준 봉투를 두고 불거졌다. 조선시대에 쓰인 태교서의 한 대목을 적어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이 일은 것이다. 서울시 임산부 가이드가 뭇매를 맞은지 불과 일주일 만이다.
13일 각종 커뮤니티 게시판과 맘카페 등에는 ‘보건소에서 임신부 선물 담아준 봉투’라는 게시글이 퍼졌다. 이는 지난 6일 한 맘카페에 올라온 댓글로, 이 누리꾼은 “보건소 임신부 등록하고 선물 담아준 봉투에 이런 글이 있어서 시대착오적이라 생각했다”고 적었다.
문제의 봉투에는 ‘이사주당의 삶’이라는 제목과 함께 “스승님의 십년 가르치심은 어머니의 열 달 기르심만 못하고, 어머니의 열 달 기르심은 아버지의 하루 낳아주심만 못하다”고 쓰였다.
다만 현 시대의 정서와는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대다수는 “조선시대에서 왔냐”, “이건 욕 먹을 만하다”, “마지막 줄 좀 그렇네”, “임산부 아닌데도 기분 나쁘다” 등 비난했다. 한 누리꾼은 “뭐하러 인쇄비까지 들여서 저런 시대착오적 문구를 새겨 논란을 만드냐”고 혀를 찼다.
해당 보건소 관계자는 동아닷컴과의 통화에서 “모든 임신부들에게 나눠주는 봉투로 제작된 것이 아닌 과거 태교교실에서 만들었던 봉투”라면서 “소량이 남아있는데 임신부 선물을 넣어가실 가방 등이 없는 임신부에게만 넣어드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앞서 서울시에서도 비슷한 상황으로 논란이 됐다. 서울시 임신·출산정보센터는 임신과 관련 정보를 제공하면서 출산을 앞둔 만삭 임신부에게 남편의 옷 정리와 밑반찬 챙기기 등을 조언해 육아·가사 등을 여성이 전담한다는 시대착오적 생각으로 비난받았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