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가 닥친 지난해 취업자가 1년 전보다 약 22만 명 줄어 외환위기 이후 22년 만에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주식, 부동산 시장이 치솟고 있는 가운데 고용한파로 일자리 시장에서 낙오된 청년들이 ‘코로나 취포세대(취업포기 세대)’로 전락하고 있다.
13일 통계청의 2020년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취업자 수는 2690만4000명으로 전년보다 21만8000명 줄었다. 외환위기였던 1998년(―127만6000명) 이후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연간 취업자가 전년 대비 감소한 것도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8만7000명) 이후 11년 만이다.
지난해 실업자는 4만5000명 늘어난 110만8000명으로 집계 기준을 바꾼 2000년 이후 가장 많았다. 실업률도 4.0%로 2001년(4.0%) 이후 가장 높았다. 취업 등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는 1년 전보다 45만5000명 늘었다. 구직단념자도 역대 최대(60만5000명)였다.
20대 비경제활동인구 중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쉬었음’이라고 답한 인구(41만5000명)는 전년 대비 25.2% 늘었다. 증가폭이 모든 연령대 중 가장 높다. 취업난 속에서 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하거나 포기하는 청년들이 늘었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세금으로 만드는 단기 일자리 정책으로는 청년 고용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세금을 투입해 직접 일자리를 만드는 방식은 지속 불가능해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며 “노동구조 개혁으로 민간에서 일자리를 창출할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세종=주애진기자 ja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