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고에 있던 현금 145억여 원이 사라졌단 논란이 일었던 제주 복합리조트 제주신화월드 랜딩카지노의 또 다른 금고에서 81억 원이 넘는 현금이 발견됐다. 지난해 말 행적을 감춘 말레이시아 국적의 여직원과 관련된 제주 모처에서도 20억 원 이상의 현금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지방경찰청은 “랜딩카지노에서 145억6000만 원이 사라졌다는 고소장을 접수한 뒤 카지노 금고를 확인한 결과 5만 원 지폐로 81억5000만 원을 찾았다”고 13일 밝혔다.
경찰은 해당 현금이 랜딩카지노의 VIP 물품 보관소에 있는 개인 사물함 형태의 금고에 있는 것을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145억 원이 사라졌다는 고객 금고와는 다른 금고”라며 “사라졌다던 현금의 일부인지, 아니면 다른 돈인지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랜딩카지노 측은 이와 관련해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처음엔 현금 발견에 대해 “그런 사실이 없다”고 했다가, 경찰이 사실을 밝혔는데도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또 카지노 측은 수사 의뢰 당시 피해 금액을 145억 원으로 적시했으나, 처음 경찰에 자문을 요청할 때는 훨씬 작은 액수로 얘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카지노의 한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는 돈의 소유권이 누구에게 있는지 확인했다. 다만 구체적으로 누군지는 알려줄 수 없다”고 답했다.
2018년 개장한 제주신화월드는 홍콩 상장법인 랜딩인터내셔널이 100% 지분을 투자했다. 랜딩인터내셔널 최대 주주인 중국인 양즈후이(仰智慧) 회장은 2018년 8월 캄보디아 프놈펜 공항에서 중국 보안당국에 체포됐다가 석방된 뒤 경영에서 배제된 것으로 전해졌다. 중동 지역으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진 자금 담당 여직원은 양 회장의 측근으로 제주신화월드 개장 때부터 임원급으로 근무했다고 한다.
제주지역 카지노업계 관계자는 “이 현금은 양 회장이 마련해놓은 비자금이거나 카지노 VIP가 맡겨 놓은 돈일 수 있다”며 “현재 중국에서는 반부패 관련 수사 활동을 강하게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 만약 금고의 현금 소유자가 중국인 카지노 VIP라면 경찰이 수사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제주=임재영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