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년 넘게 국가제례 지냈던 곳 일제에 의해 헐려 “고증 후 복원”
전남 구례군이 천년 넘게 나라의 중요 제례행사를 봉행했던 지리산 남악사 옛터 발굴에 나선다.
13일 구례군에 따르면 지리산 노고단 남쪽인 광의면 온당리 당동마을 일대 남악사터를 발굴하기 위해 1억 원을 들여 문화재연구기관에 용역을 맡길 계획이다. 남악사 옛터 발굴은 구례군이 1992년 부분적 지표조사를 한 지 31년 만에 이뤄지는 것이다.
남악사는 지리산 산신 제사를 지냈던 사당이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통일신라시대 나라에서 제례를 올렸던 오악(五岳)이 토함산(동악)과 계룡산(서악), 지리산(남악), 태백산(북악), 팔공산(중악)이다.
하지만 순종 2년(1908년) 일제에 의해 헐려 터만 남아 있다가 1969년 화엄사 일주문 입구 오른쪽에 다시 건립됐다.
구례군은 남악사 옛터를 발굴해 국가 제례의 소중한 가치를 정립하고 역사적 고증을 거쳐 향후 복원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지리산 남악제 제례행사를 주관하는 구례향교 김한섭 전교는 “일제에 의해 헐린 남악사의 복원은 민족정기를 바로잡고 역사와 전통을 이어가는 중대한 일”이라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