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행정부 출범 맞춰 20일 이임 “대사 재직 2년반 동안 역사 쓰여… 비핵화, 싱가포르 합의대로 끝나길 한미는 ‘철통’… 친구이자 파트너”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사진)가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일인 20일 한국을 떠난다. 해리스 대사는 13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다음 주에 떠날 예정이다. 한국에서 브루니(아내)와 저의 삶은 정말 즐거웠다”며 “미국대사로 일하기에 한국보다 더 좋은 곳은 없다. 한국은 가장 좋은 친구이자 동맹”이라고 했다. 그는 주한·주일미군 등을 관장하는 미 인도태평양사령관 출신 첫 주한 미국대사로 2018년 7월 부임했다. 미국은 새 대통령이 취임하면 전임 행정부가 임명한 대사들이 일괄 사임하는 관례가 있다. 새 대사가 부임하기 전까지는 로버트 랩슨 부대사가 대사대리를 맡는다.
해리스 대사는 미국대사관을 통해 낸 별도의 입장문에서 “한국과 긴밀한 조율을 통해 한미 양국은 사상 최초로 국가 지도자 수준에서 북한과 대화했다”면서 “우리는 비핵화를 향한 중요한 첫걸음을 내디뎠다”고 밝혔다.
미 해군 4성 장군 출신인 해리스 대사는 한때 직설적인 화법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신년사에서 밝힌 남북 협력 구상에 대해 “미국과 협의를 통해 진행해야 한다”고 해 청와대가 “대단히 부적절하다”며 이례적으로 격앙된 반응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콧수염이 “일제강점기 조선 총독을 떠올리게 한다”는 지적이 나오자 지난해 오래된 이발소에서 면도하는 영상을 공개하며 한국 국민들에게 다가서려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에는 자신들이 김치 종주국이라는 중국의 주장에 “김치 종주국은 한국”이라며 직접 김치를 담그는 영상을 올리고, 6·25가 북한의 남침임을 강조하며 중국의 역사왜곡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