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깃발이 바람에 날리고 있다. 2020.12.24/뉴스1 © News1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 의혹과 관련해 대검찰청이 기존 수원지검 안양지청에 배당됐던 사건을 수원지검 본청으로 재배당하며 새로운 국면을 맞은 가운데, 의혹에 연루된 ‘추미애 사단’ 인물들이 줄줄이 소환 조사를 받을지 관심이 모인다.
14일 검찰에 따르면 대검은 전날(13일) “김 전 차관 출국금지 관련 사건에 대해 제기된 의혹을 더욱 충실히 수사하기 위해 수원지검 본청으로 사건을 재배당했다”고 밝혔다. 수원지검 안양지청에 해당 사건이 배당된 지 약 한 달 만이다.
통상 일선청 형사부 사건은 대검 형사부가 지휘하나, 대검은 이례적으로 해당 사건을 반부패·강력부가 챙기도록 했다. 이종근 현 대검 형사부장(당시 박상기 장관 정책보좌관)은 김 전 차관 출국금지 조치 뒤 위법성 논란이 일자 법무부 출입국본부에 사후 수습을 지시하는 등 개입 의혹이 불거진 상태다.
대검에서 형사부를 배제하고 재배당까지 마치면서 수원지검에서는 본격적으로 수사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최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이용구 법무부 차관, 이종근 대검 형사부장 등이 이번 사건과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추미애 법무부 장관 라인으로 분류되는 현직 검찰과 법무부 고위 간부들에 대한 조사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의혹은 대검 과거사 진상조사단에 파견된 이모 검사가 2019년 3월22일 김 전 차관이 과거 무혐의 결정을 받은 사건번호를 붙여 긴급 출국금지를 요청했고, 법무부에 제출한 긴급 출국금지 승인 요청서에도 당시 존재하지 않았던 서울동부지검 내사사건 번호를 붙이는 등 위법 행위가 있었다는 것이 골자다.
당시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이었던 이성윤 지검장은 동부지검장에게 ‘동부지검이 추인한 것으로 해달라’는 취지로 연락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박상기 전 장관의 정책보좌관이었던 이종근 형사부장도 출입국본부를 방문해 개입한 정황이 제기된 바 있다.
당시 대검 기획조정부 소속 A과장이 문찬석 대검 기획조정부장을 통하지 않고 휘하 연구관들에게 출금을 요청하라 지시했으나 연구관들이 거부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A 과장은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감찰·징계 실무를 맡았던 현 법무부 검찰과장이다.
이 사건 수사는 국민의힘이 지난해 12월 초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며 촉발됐다. 대검은 같은달 8일 법무부 과천청사를 관할하는 수원지검 안양지청에 이 사건을 배당했다. 안양지청은 해당 사건을 형사3부(부장검사 김제성)에 맡겨 수사해왔으나, 착수 한 달이 지났는데도 별다른 진척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이번에 수사를 맡게된 이정섭 부장검사는 지난해 서울동부지검에 근무하면서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청와대 특감 무마 의혹과 관련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등에 대한 기소를 담당한 인물이다.
이 부장검사는 지난해 11월 열린 조 전 장관 등에 대한 공판에서 “저희 4명이 똑같은 구성원으로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에 대한 재수사를 맡았다. 구성원이 바뀐 게 없이 저희는 똑같이 수사를 했는데 그때 (김학의) 수사를 할 때 박수를 치시던 분들도 이 수사할 때는 비난을 한 분도 있다”며 김 전 차관에 대한 수사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피아는 정치, 전쟁에서 생길 수 있지만 형사 영역에서 피아 개념은 상정하기 어렵다”며 “수사하는 입장에서 피아가 있다면 범죄를 저지르고 은폐하려는 ‘피’와 밝히려는 ‘아’가 있다”고 덧붙였다.
문홍성 수원지검장은 앞서 대검 인권부장으로 윤 총장을 보좌하다 지난해 1월 추 장관이 단행한 검찰 고위간부 인사 때 일선으로 배치됐다. 지난해 11월 추 장관이 윤 총장에 대해 직무정지를 명령하자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법치주의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라는 내용이 담긴 검사장 17명 명의 성명서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