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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의로 포장된 임대주택, 너나살아” 기안84, 부동산 또 때렸다

입력 | 2021-01-14 08:12:00


네이버 웹툰 ‘복학왕’ 326화 ‘청약 대회 마무리’편 캡처

인기 만화가 겸 방송인 기안84(본명 김희민·36)가 연재중인 웹툰에서 또다시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는 내용을 다뤄 누리꾼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지난 12일 네이버 웹툰에 공개된 만화 ‘복학왕’ 326화인 ‘청약 대회 마무리’편에서는 주인공 등 등장인물들이 아파트 청약을 하기 위해 체력장을 펼치고 아파트 벽면에 아슬아슬하게 걸쳐진 사다리를 오르는 장면이 그려졌다. 실제 집을 얻기 위한 청약 경쟁이 엄청난 상황을 풍자한 것이다.

한 인물은 사다리를 오르며 “좋은 집 살고 싶은게 죽을 죄냐”고 물었고 이에 다른 인물이 “정신차려. 착하다고 해서 누가 집을 주지 않는다. 세상은 원래 전쟁이다. 땅을 차지하기 위한 전쟁”이라고 답한다.

또 ‘행복주택’과 ‘임대주택’을 산 속에 지어진 허름한 주택으로 그리며 “선의로 포장만 돼 있다. 난 싫다. 그런 집은 너희들이나 실컷 살아”라고 말하는 장면도 담겼다. 이는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대책으로 내놓은 공공임대주택(행복주택)을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밖에 “죽으라고 일만 하고 그렇게 평생 일한다고 해도 월급보다 빨리 오르는 이런 집(아파트)을 살 수 있겠냐” “평생 월세나 살다 죽을 셈이냐” “집 없는 노예로 사느니 죽더라도 귀족으로 살아보자” 등 최근 급등한 집값을 지적하는 표현도 나왔다. 아파트 정상에 오른 통과자들이 다른 사람들이 타고 올라오는 사다리를 치워 버리는 장면이 나오기도 했다.

이를 본 독자들은 “너무 똑같은 현실이라 10점(만점) 밖에 줄 수가 없다” “내가 등장인물이 된 기분이다” “웃을 수 없는 이유는 현실은 더 가혹하기 때문”이라는 옹호적인 반응을 보였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실책 등을 나열한 댓글은 2만여 명의 공감을 받기도 했다.

반면 “행복주택 입지에 비약이 있다” “임대주택 살고 있는 사람들은 뭐가되냐” “현 정부의 문제만은 아니다” 등의 부정적인 반응도 있었다.

네이버 웹툰 ‘복학왕’ 312화 ‘두더지’ 2편 캡처


기안84는 지난해 10월에도 등장인물이 “한강이 보이는 마당 있는 주택은 몇 년만에 몇 십억이 올랐다고 한다. 이건 진짜 뭔가 잘못된 것 아닌가. 가진 놈들은 점점 부자가 된다”고 말하는 장면을 웹툰으로 그려 부동산 문제를 꼬집었다.

또 등장인물이 “가끔은 기가 막힌다. 이렇게 열심히 일해도 집 살 길은 보이지가 않는 게. 닿을 수도 없는 이야기 같은”이라고 말하며 ‘달’을 향해 손을 뻗는 장면을 두고 문재인 대통령의 애칭 ‘달님’을 의미한다며 기안84가 현 정부를 비판했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김진하 동아닷컴 기자 jhji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