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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 돌아 서울?…전국이 집값 ‘키맞추기’ 나섰다

입력 | 2021-01-14 08:16:00

서울 아파트 단지 모습. © News1


연초부터 서울 아파트 값 상승세가 본격화하고 매물도 빠르게 자취를 감추는 가운데 수도권 외곽과 지방 집값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서울보다 저평가됐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집값 ‘키맞추기’가 현실화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한국부동산원과 업계에 따르면 이렇다 할 호재 없이 침체했던 경기 북부를 중심으로 지방 부동산 시장이 서서히 끓어오르고 있다.

부동산원의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평균 변동률은 지난 4일 기준 0.27%다. 서울은 0.06% 상승에 그쳤지만 경기 북부가 변동률 지수를 끌어올렸다.

경기 양주시와 고양시는 주간 매매가격지수 상승률이 1%를 넘어섰다. 양주시는 1.44%, 고양시는 1.10%였다. 고양시는 덕양구(1.25%), 일산서구(1.21%), 일산동구(0.64%) 순이었다.

동두천(0.81%), 파주(0.75%), 의정부(0.66%) 등 경기 북부권 도시들의 상승세도 전체 평균의 2배를 웃돌았다.

경기 북부에 이어 지방 거점 광역시가 상승세를 전국 평균을 받쳤다. 부산·대전·대구·울산·광주 등 5대 광역시의 상승률은 0.37%로 전국 평균을 앞질렀고, 부산 기장군(0.75%), 대구 수성구(0.64%), 울산 동·북구(각 0.63%) 등도 높았다.

시장에서는 경기 북부와 지방 광역시 가격 상승은 성격이 다른 것으로 분석했다.

경기 북부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노선 확정 등 광역교통망 개선 기대감에 근접한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의 영향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했다.

‘노·도·강’은 지난 한 해 꾸준히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를 이끌었으며, 그 여파가 연접지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지방 거점 광역시는 지난해 11월 조정대상지역으로 대거 지정됐지만, 오히려 그 효과가 반감되면서 수도권과 ‘키맞추기’에 나서고 있다는 얘기다.

현재 정부가 정한 투기과열지구와 조정지역 등 규제지역은 전국 160개에 이른다. 사실상 전국이 규제지역화하면서 투자자들이 조정지역 지정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해석이다.

대전 지역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어차피 전 국토가 다 규제인 판국에 규제지역 중 옥석 가리기를 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은 지방 광역시 등 거점 중심의 부동산 시장 상승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서울과 수도권이 지난 6년여 꾸준히 상승했다면, 지방은 지난해에서야 상승세가 본격화했다”며 “당분간은 상승세가 사그라지기보다 수도권과 키를 맞추려는 움직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토교통부도 상승세를 보이는 전국 부동산 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언제든 필요한 정책을 낼 수 있도록 시장을 눈여겨보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국토부와 부동산원은 집값 과열 양상을 보인 지방 주요 지역을 대상으로 이상거래 여부 확인을 위한 ‘기획조사’에 착수했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 이어 지방에서도 단기간에 집값이 크게 오르자 단속에 나선 것이다.

지방 9억원 미만 주택 거래에 대한 기획조사는 이번이 처음으로 지난해 12월 조정대상지역으로 신규 지정된 부산과 천안, 창원 등 중저가 주택 거래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