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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예상과는 달랐던 北 메시지…향후 대응 방침 ‘고심’

입력 | 2021-01-14 09:27:00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2018.9.20/뉴스1 © News1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북한이 향후 5년의 대내외 전략을 결정하는 노동당 제8차 대회에서 당초 정부 기대와는 달리 ‘남측이 하는 만큼 대응하겠다’라는 메시지만을 남겼다.

앞서 정부는 당대회에서 남북대화 제의 등 대남 유화 메시지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러한 정세 전망이 부합하지 않자 추후 대응 방침을 고심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북한은 지난 5일부터 시작된 북한 7차 당대회를 8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12일 폐막했다.

앞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당 중앙위 사업총화보고에서 우리 측의 무력 증강에 불쾌감을 표하며 한미연합군사훈련 중지, 남북합의 충실히 이행 등을 조건으로 요구했다. 또 정부가 제안해 온 방역협력, 인도주의 협력 등 남북협력에 대해서는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김 총비서는 “남조선 당국에 이전처럼 일방적으로 선의를 보여줄 필요가 없으며 우리의 정당한 요구에 화답하는 만큼, 북남합의를 이행하기 위해 움직이는 것만큼 상대해줘야 한다”면서 ‘남조선 당국의 태도’를 대화·협력의 조건으로 내세웠다.

게다가 당대회가 끝난 12일 김 총비서 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나서 당대회 기념 열병식 행사의 정황을 추적하는 우리 군 당국을 겨냥해 강한 비난을 쏟아냈다.

김 부부장은 “이 지구상에는 200여 개의 나라가 있다지만 남의 집 경축 행사에 대해 군사기관이 나서서 ‘정황포착’이니, ‘정밀추적’이니 하는 표현을 써가며 적대적 경각심을 표출하는 것은 유독 남조선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남측을 향해 ‘이해하기 힘든 기괴한 족속들’ ‘특등 머저리들’이라는 막말에 가까운 발언을 했다.

이러한 북한의 과격한 발언들은 정부가 앞서 전망했던 정세와는 크게 차이가 있다.

통일부는 지난 12월 31일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해 북한 당대회 관련 정세 예측 자료를 배포하며 “(북한의) 어려운 대내외 환경을 고려한 전향적 입장 변화의 가능성”이 있다면서 ‘남북대화 제의’ 등 대남 메시지 발신 여부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인영 장관도 지난달 23일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과 대담을 갖고 8차 당대회 관련 정세 전망을 하며 북한이 미국을 향해 유화적인 입장을 내놓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또 남측에게는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접근을 해올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봤다.

정부는 당대회가 전날 마무리된 시점에서 북한의 의도를 읽어내고 추후 방침을 마련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통일부는 북한 8차 당대회와 관련한 정세 분석을 자체적으로 마친 상황이다.

12일 통일부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이번 당대회를 두고 북한이 여러가지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해석했다.

이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6월 이후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등) 이런 과정들에서 보면 (남북관계가) 유보적인 것들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본다”며 “미국(의 새로운 행정부 출범 과정) 속에서 관망하는 것들도 있을 것이고, 여러 가지 가능성들을 다 두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앞으로 정부 당국은 문재인 정부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점, 북한이 지금까지 제안한 남북협력을 거절한 점을 감안하면서 북측에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대화 촉구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1일 신년사를 통해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비대면의 방식’으로도 북한과 대화할 수 있다는 의지를 보인 바 있어, 정부는 관련 준비도 병행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