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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판 숙명여고’ 서울과기대 교수 1심 유죄…집행유예 1년

입력 | 2021-01-14 11:09:00

© News1 DB


같은 학교 같은 과에 재학 중인 자신의 아들에게 시험문제를 유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이모 교수(63)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번 사건은 자녀에게 시험문제를 유출해 ‘대학판 숙명여고’사건으로 불렸다.

서울북부지법 형사9단독 이미경 판사는 14일 오전 자신의 같은 학교 같은 과에 재학 중인 아들에게 수강할 과목의 기출문제 등을 빼내 건네준 혐의(공무상 비밀누설·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로 재판에 넘겨진 이 교수에게 징역 4개월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기소혐의 가운데 공무상 비밀누설만 유죄로 인정하고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이 교수는 같은 학과 A교수에게 “외부강의에 필요하다”며 강의록과 기출 시험문제 및 수강생 채점 내역이 담긴 2년치 강의 포트폴리오를 이메일로 받아 이를 A교수의 강의를 듣는 아들에게 공유한 혐의(공무상 비밀누설)를 받았다.

재판부는 이와 관련해 “포트폴리오에 강의계획서, 시험문제지 샘플, 학생들의 실명과 문항별 채점 등이 포함돼 있다”며 “시험답안지는 작성한 학생 외에 공개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A교수는 시험을 마친 후 문제지를 수거해 관리해왔다”며 “학생들 사이에서 시험문제를 복기해 만든 ‘족보’ 존재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비밀로서 보호할 가치를 상쇄한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또 이 교수가 자신의 아들에게 메일을 보내면서 ‘보안유지할 것’이라고 기재한 것을 두고 “일반 학생에게 공개되지 않는 내용이 포함된 사실을 (피고가) 인지하고 있었다고 보인다”며 유죄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무죄를 선고한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에 대해서는 “A교수가 이 교수에게 속아서 자료를 보낸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판단했다.

이어 “포트폴리오를 받은 시점은 2014년 6월쯤이다. 시험출재 일자와 근접한 시기가 아니다. 시험관련 업무를 방해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